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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PC 아마기사聯合」 세계최고수에 도전장

입력 | 1997-01-13 20:43:00


「洪錫珉 기자」 가령 바둑의 세계 최고수 李昌鎬(이창호)9단에게 1천여명의 바둑애호가들이 도전한다면 승부는 어떻게 될까. 1천명이 서로 수를 상의해가며 싸울 수 있게 한다면 그 결과는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정보제공업체인 한국DB컨설팅은 다음달 프로기사와 아마추어 기사연합(聯合)이 대결하는 이벤트를 선보인다. 최대 1천여명의 바둑인이 동시에 참가, 대국자 수에서 국내 최대로 기록될 이번 대국엔 바둑판과 바둑돌이 없다. 오직 화면과 키보드가 있을 뿐이다. 전장(戰場)이 가상공간인 PC통신이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아마추어 기사들이 함께 머리를 짜내 바둑을 둔다는 점이다. 제한시간 내에 각자 자신의 집에서 착점을 하고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수가 선택돼 바둑판에 놓여진다. 아마추어 민주연합에 대항할 프로기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전장이 PC통신이라는 점을 감안해 이9단이나 劉昌赫(유창혁)9단처럼 젊고 인기있는 기사가 칼자루를 쥐게될 가능성이 높다. 5∼6점 정도의 접바둑이 될 이번 대결에는 바둑을 좋아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형편없는 수가 채택되는건 아니다. 집계가 되는 것은 일정한 기력 이상의 참가자가 둔 수. 그 기준은 아마추어 1∼2급 정도가 될 예정. 그 이하의 저급자는 자신이 둔 수와 다른 고수가 둔 수를 서로 비교해 기력을 늘리는 데 만족해야 한다. 정예선수를 뽑기 위한 관문도 만만치 않다. 참가를 원하는 사람은 미리 등록을 하고 사활 포석 등 바둑실력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이번 대결에선 흥미를 높이기 위해 바둑의 금기인 훈수도 등장할 예정이다. 아마추어 연합이 고전을 할 경우 TV 생중계를 하던 해설자가 최선의 점을 넌지시 짚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이벤트를 기획한 金秀坤(김수곤·42)사장은 30년 이상 바둑을 즐겨온 애기가로 기력은 3급강(强). 과연 어느쪽이 이길까. 전문가들은 『아마추어 몇만명이 모인다 해도 역시 아마추어일 뿐』이라며 프로 기사가 일기당천(一騎當千)으로 승리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