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熙城 기자」 대우그룹이 소수주주와 경영권다툼을 벌이고 있는 한화그룹을 돕기 위해 「백기사」로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3일 증권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7일 한화종합금융이 발행한 사모(私募)전환사채(CB)4백억원어치를 대우그룹의 협력사인 하이파이브 동흥전기 삼신올스테이트생명보험 등 3개사가 모두 인수, 주식으로 전환했다. 3개사중 삼신올스테이트가 가장 많은 2백억원어치를 인수했으며 나머지 2개사는 각각 1백억원어치씩 인수했다. 이에 따라 삼신올스테이트는 한화종금 지분 8%를, 동흥전기와 하이파이브는 각각 4.44%씩 보유하게 됐다. 이들 3개사는 지난해말 공정거래위원회가 대우그룹의 위장계열사로 분류한 신성통상 세계물산 ㈜고려 등 3개사의 출자 기업이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선 한화그룹과 대우그룹에 모종의 밀약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D증권의 한 합병인수(M&A)전문가는 『한미은행 경영권을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대우그룹이 이번 기회에 한화그룹을 돕는 대신 차후 한화그룹의 도움을 받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즉 현재 한미은행 경영권을 놓고 삼성그룹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대우그룹이 여차하는 순간엔 한화그룹의 도움을 받기로 내약이 되어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국내 기업의 경우 아메리카은행(BOA)이 보유하고 있는 한미은행지분(18.55%)을 초과해 주식을 보유할수 없는 만큼 한화그룹의 도움은 대우그룹에 결정적 도움이 될 수 있다. 대우와 삼성이 비슷한 지분으로 경합할때 한화그룹이 한미은행주를 매입한뒤 대우그룹을 지지하면 대우가 한미은행 경영권 확보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는 계산인 것이다. 13일 현재 대우그룹은 한미은행주 18.55%를, 삼성그룹은 17.60%를 보유하고 있다. 대우그룹은 이와 관련, 『삼신올스테이트등 3개사가 협력회사일뿐 계열사가 아닌 만큼 논평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한화종금 鄭熙武(정희무)사장은 『이들 3개사의 경영진이 한화그룹경영진과 친밀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전환사채 매입목적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 백 기 사 ▼ 기업합병인수(M&A)관련 용어로 경영권다툼을 벌이고 있는 기존 대주주를 돕기 위해 나선 제삼자를 말한다. 이번 한화종금사태의 경우 한화종금으로부터 언제든지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사모전환사채를 인수한 삼신올스테이트와 동흥전기 하이파이브가 백기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