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카를로스 모야가 97호주오픈테니스대회 1회전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보리스 베커(독일)를 꺾는 최대 파란을 일으켰다. 마이클 창(미국)과 토마스 무스터(오스트리아), 미하엘 슈티히(독일) 등 톱랭커들은 가볍게 1회전 관문을 통과했다. 세계 28위 모야는 13일 호주 멜버른 국립테니스센터에서 벌어진 대회(총상금 7백42만달러) 첫날 남자 단식 1회전에서 대회 2연패를 노리는 6번 시드 베커와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3대2(5―7, 7―6, 3―6, 6―1, 6―4)로 역전승했다. 파워 넘치는 포핸드스트로크를 앞세운 모야는 초반부터 베커를 괴롭혀 세트스코어 2대2까지 몰고 갔으며 마지막 세트에서 베이스라인을 타고 흐르는 날카로운 서브와 스트로크로 베커의 범실을 유발, 6대4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여자단식에서는 세계 1위 슈테피 그라프(독일)가 자네트 후사로바(슬로바키아)와의 1회전 1세트 게임스코어 5대1 상황에서 상대가 부상으로 기권, 손쉽게 2회전에 진출했다. 한편 한국의 박성희(삼성물산)는 10번시드 브렌다 슐츠 메카시(네덜란드·세계 13위)에 1대2(2―6, 6―2, 2―6)로 져 1회전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메카시의 강력한 서비스에 밀려 1세트를 내준 박성희는 특유의 날카로운 포핸드스트로크가 위력을 발휘하며 2세트를 6대2로 따내고 3세트에서도 한때 게임스코어 2대0으로 앞서갔으나 막판 서비스가 되살아난 메카시에게 거푸 6게임을 잃어 아깝게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