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許承虎기자」 프랑스정부가 정부투자기관인 톰슨의 민영화 방침을 발표한 것은 작년 2월. 당시 「세계경영」의 일환으로 해외 TV생산기지 확보를 추진하고 있던 대우는 프랑스의 라가르데르그룹과 물밑협상을 통해 톰슨을 공동인수키로 합의했다. 합의내용은 라가르데르가 톰슨을 일괄인수한 후 방산부문은 톰슨이 경영하고 가전부문은 떼어서 대우에 다시 넘긴다는 것이었다. 작년 7월 프랑스정부는 인수후보로 라가르데르그룹과 알카텔그룹 2개를 선정했고 10월에는 최종인수자로 라가르데르―대우가 확정됐다. 인수조건은 △톰슨의 총부채 1백69억프랑(약2조6천8백억원)중 99억프랑을 프랑스정부가 갚아주면 나머지 부채를 대우가 안고 톰슨을 1프랑에 인수하며 △대우는 톰슨의 현재고용수준을 유지하고 프랑스내에서 5천명의 신규고용을 창출하며 △향후 5년간에 걸쳐 10억달러를 프랑스에 투자한다는 내용. 그러나 르몽드 리베라시옹 등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들이 1프랑에 프랑스 최대의 국영기업인 톰슨을 넘기기로 한 점을 부각시키면서 반대여론을 주도했고 민영화로 인한 근로조건변경 등을 우려한 톰슨의 노조가 이에 가세, 반대움직임이 본격화했다. 사태가 심상치 않자 프랑스 총리실 및 통상장관이 정부결정에 변화가 없음을 재차 밝혔으며 대우도 여론을 의식, 프랑스 현지 언론매체를 통해 「난쟁이 대우를 아십니까」라는 이미지 광고를 시작했다. 그러나 민영화위원회가 프랑스정부에 「대우가 톰슨을 인수할 경우 첨단기술 유출 우려가 있다」며 반대의견을 표명하자 프랑스 정부는 작년 12월 톰슨민영화를 잠정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프랑스의 오락가락하는 태도에 대해 분노하는 국내여론이 높아졌고 급기야 「경부고속철도에 프랑스의 TGV를 도입키로 한 것을 재고해야 한다」는 반발 여론이 형성되는 등 양국관계에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르자 시라크 프랑스대통령은 한국에 특사를 파견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