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元在 기자」 김혜수―지하철승객, 조형기―영어선생님, 변우민―약국주인. 18일 개봉되는 하이틴 영화 「체인지」에는 TV드라마에서 맹활약중인 스타급 탤런트들이 대사 한 두마디뿐인 「스쳐가는 인물」로 얼굴을 내민다. 「체인지」의 단역배우 리스트에는 이들 외에도 박중훈 김민종 권해효 유인촌 박정수 임현식 박원숙 오지명 이정섭 이근희 등 쟁쟁한 이름들이 빽빽히 들어차 있다. 일명 카메오(우정출연)로 불리는 이 방식은 종전에도 한 두명을 대상으로 시도된 적이 있지만 10여명의 주연급 연기자가 한꺼번에 등장한 것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 주연급 연기자의 경우 기본 출연료가 워낙 비싼데다 시간을 내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체인지」의 카메오 출연 프로젝트는 연출자인 이진석감독과 제작자인 드림서치 황정욱대표의 폭넓은 연예계 인맥 덕택에 성사됐다. 이감독은 차인표의 출세작인 「사랑을 그대 품안에」를 비롯, 「호텔」 「우리들의 천국」 등 드라마 히트작을 만들어낸 MBC PD 출신. 황대표는 지난 94년 종합매니지먼트사인 「스타서치」를 설립, 국내에 연예인 관리의 과학화 개념을 도입시킨 것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전기수리공역의 박중훈은 『바쁜 일정이지만 황대표와 평소 형 동생하는 사이여서 흔쾌히 출연하게 됐다』며 『단역이지만 주연 못지않게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정준 김소연 주연의 「체인지」는 고교생 남녀의 몸이 뒤바뀌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코믹하게 담은 영화. 성장기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내가 만약 남자(또는 여자)가 된다면…」이라는 가상상황을 설정, 성적 호기심을 적당히 충족시키면서 얘기를 풀어가고 있다. 유인촌 박정수와 임현식 박원숙은 각각 은비와 대호의 부모로, 김민종은 여자만 보면 사족을 못쓰는 대호의 형인 삼수생 이호로 나온다. 또 권해효는 동네 삼류깡패, 이근희는 치질에 시달리는 대호의 담임으로 나와 독특한 개성연기를 보여준다. 최근 서울 강남 시네하우스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고교생 관객들은 낯익은 배우가 느닷없이 보잘것 없는 역할로 등장하는 장면에서 폭소를 터뜨리며 즐거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