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恩玲 기자」 「99년 1월 프랑스명문출판사 갈리마르가 이문열 신경숙씨의 신작소설을 파리와 서울에서 동시 출간합니다」. 지금은 가상의 광고문구일 뿐이지만 현실화되는데 결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 같다. 출판시장 개방으로 빠르면 98년부터 외국출판사의 국내진출이 예견되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출판환경의 변화속에 최근 문학을 전문영역으로 삼는 5개사가 출판사상 전례없는 「연합전선」을 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해 11월부터 「문학동네」강태형사장, 「문학과 지성사」 채호기 편집주간, 「민음사」 이영준 편집주간, 「세계사」 최승호 편집주간, 「창작과 비평사」 이시영사장 등이 소모임을 가지며 출판환경 변화에 대한 공동대응을 모색하고 있는 것. 그간 모임에서 추진가능한 공동사업으로 검토한 것은 △인터넷에 「한국문학 홈페이지」 운영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시회 등 세계유수 도서전에 공동으로 「한국문학관」 개설 △국내독자에 문학붐을 일으키기 위한 소식지발간 △국내작가들과의 계약서 양식통일 등 네가지 사업이다.사업의 요지는 해외출판사가 우리 문학출판시장과 작가를 공략하는데 맞서 국제무대에 진출할 준비를 갖춘다는 것. 「한국문학 홈페이지」 개설에 대해서는 「지금도 늦었다」는 것이 5개사의 공통적인 인식이다. 국제도서전에서의 한국작품과 작가소개도 우리 문학을 해외에 알리는 좋은 방법으로 꼽힌다. 강태형 「문학동네」 사장은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참가했을 때 주최측이 「한국출판사 몇곳이 연대해서 참석한다면 한국문학관을 따로 만들어줄 수 있다」는 제의를 해왔다』며 『각 사별로 서로 다른 작가를 추천하는 것보다는 「한국문학관」의 이름으로 한국의 대표작가를 추천하는 것이 세계문학시장에 우리문학을 알리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식지」의 경우 모임에 참여하는 5개사뿐 아니라 국내문학 관련 출판사들의 출판정보를 모두 담아 회원들에게 발송할 예정이다. 예상발행부수는 6만여부. 모임에 참여하는 한 출판사 대표는 『궁극적으로는 라이벌일 수밖에 없는 관계이지만 급변하는 출판환경에 「나홀로 대응」은 역부족이라는 위기의식이 이런 소모임을 이끌어냈다』며 앞으로 「솔」 「실천문학」 등 몇개 문학전문출판사들이 더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