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6.0% 내외로 낮춰잡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와 같은 4.5% 내외에서 안정시키며 경상수지 적자 규모는 1백40억∼1백60억달러로 대폭 축소할 계획이다.
韓昇洙부총리 겸 재정경제원장관은 15일 청와대에서 金泳三 대통령 주재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97년 경제정책방향을 보고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6.9∼7.0% 정도로 추정되며 경상수지 적자는 2백30억∼2백40억달러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韓부총리는 이날 현 경제상황이 지속될 경우 올해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5%에 근접하고 2백억달러대의 경상수지 적자가 불가피하며 내년 이후에는 더욱 경제활력이 저하돼 선진경제 진입이 기로에 서게 될 가능성이 있어성장을 희생시키면서 물가안정과 경상수지 적자 축소에 중점을 두는 시책을 쓰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무역금융 지원단가를 상향 조정하고 현행 20%인 대기업의 수출선수금영수한도를 올해안에 25%로 확대하며 내수용 연지급의 경우 수취보증서(L/G) 발급후 상환기간 제한을 폐지, 수출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산업체질 강화를 위해 올해 20억달러 규모의 국산기계구입용 상업차관과 10억달러 규모의 시설재 도입용 상업차관을 허용하고 성장유망기업에 2조원의 구조개선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韓부총리는 물가안정을 위해 부동산 투기대책반을 적극 가동하고 수도권에 공공택지 4백80만평을 공급해 집값을 안정시키겠다고 보고했다.
공공부문의 생산성 제고를 위해 철도사상 최초로 수인선(52.8㎞) 및 능곡∼의정부(31.8㎞)간 교외선의 복선전철화사업을 민자유치로 추진하고 1월부터 부산항, 인천항 등 19개 항만의 운영을 단계적으로 민영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韓부총리는 공무원연금기금 등 공공성이 큰 민간기금을 공공기금으로 전환하는 한편 업계, 학계, 연구기관 등 순수 민간 전문가들로만 규제개혁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유 등유 LNG 등에 대한 세액(세율) 인상예시제 도입등 고에너지정책을 추진하고 에너지절약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대상도 확대하겠다고 보고했다.
이와 함께 연간 급여 2천만원 이하 근로자에 대해 월 50만원 한도로 비과세 근로자우대저축을 신설하고 장기주택마련저축의 가입범위를 전용면적 25.7평 이하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사실상 해외유학이 금지돼 있는 미성년자의 무자격 자비유학 행위를 엄격차단하고 연예, 체육, 학술세미나 등 과다한 외화경비가 소요되는 대규모 행사도 가급적 억제하겠다고 밝혔다.
韓부총리는 중앙정부 6천1백억원, 지방자치단체 3천4백억원, 교육자치단체 9백억원, 정부투자기관 6백억원 등 모두 1조1천억원의 정부부문 일반 행정경비를 절감하고 금년중 사무보조원, 철도공무원 등 2천명의 공무원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