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金鎭九기자」 대구 북구 복현동 복현오거리 부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S씨(33)는 가게 문을 연지 6개월여째 2,3일 간격으로 찾아오는 불량배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10대후반에서 20대초반의 이들 불량배들은 주로 밤늦게 손님이 뜸한 가게를 찾아와 물건을 그냥 집어갈 뿐 아니라 돈도 수시로 요구하고 있다는 것. S씨는 이들이 찾아올 때마다 맥주를 대접하는 등 나름대로 섭섭지않게 해주고 있으나 언제 무슨 일을 당할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자칭 「파」라며 조직폭력배를 흉내내고 있는 이들 동네 불량배들은 경찰의 지속적인 관찰대상이 되고 있는 대규모 조직폭력배와 달리 어떠한 감시나 주목도 받지 않은 채 동네 상가를 상대로 금품을 뜯고 있다. 한달여전에 대구역 인근에서 당구장을 개업한 H씨(34)는 출퇴근 자가용 차내에 당구큐대를 비상용 무기로 항상 갖고 다닌다. 오전 11시경 집을 나서면서 『오늘 하루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라는 고민으로 시작해 밤 12시경 가게문을 닫을 때까지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가게문을 연 첫날 저녁부터 10대후반의 청소년 4명이 가게에 들이닥쳐 동네이름을 딴 「파」라고 자신들을 소개한 뒤 『가게를 보호해주겠다』며 원치않는 친절을 베풀더라는 것. 그뒤 이들은 수시로 가게에 찾아와 공짜로 당구를 즐기고 소란스럽게 하고 있다. 경찰에 신고하고 싶어도 뒤에 따라올 「보복」이 두려웠다. H씨는 『인근 상인들을 상대로 수소문해보니 동네 불량배들이 손바닥만한 구멍가게에서도 돈을 뜯어내고 있다』며 『경찰이 서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민생치안에 좀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구시경찰청 관계자는 『규모가 큰 조직폭력배들은 철처히 감시를 할 수 있지만 계보도 없고 이름도 없는 동네 불량배들은 사실상 단속하기 힘들다』며 『피해를 당한 상인들이 피해사례를 신고해주면 철저히 단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