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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수감독 신작영화 「산부인과」크랭크인

입력 | 1997-01-15 15:50:00


박철수 감독의 신작영화 「산부인과」가 14일 오후 충남 천안의 혜성산부인과의원에서 크랭크인에 들어갔다. 그동안 독립영화 제작방식을 고집해온 박감독이 제일제당 합작사인 제이콤(대표 김종학)과 손을 잡고 처음 만드는 이 영화는 「301.302」와 「學生府君神位」에 이어 인간의 본성과 존재의 의미를 탐구한 일종의 연작물. 판이한 성격의 두 여의사가 운영하는 산부인과를 무대로 환자들이 풀어놓는 눈물겹고도 포복절도할 사연들이 영화의 주내용이다. 박감독은 이들의 이야기보따리에다 특유의 해학과 직관을 가미,「산부인과」를 `한국판 킨제이보고서'이자 섹시한 쇼킹코미디로 꾸민다는 계획을 품고 있다. 여성임을 중요시하는 유부녀 산과의사 정연과 모성을 소중히 여기는 독신녀 부인과의사 혜석역은 「301.302」에서 박감독과 함께 호흡을 맞춘 황신혜와 방은진이 각각 맡는다. 신신애를 비롯한 조연들의 양념연기도 볼 만하며 80여명이 넘는 낯익은 얼굴들의 `깜짝출연'도 숨어 있다. 또 영화의 리얼리티를 위해 정경숙 박사 등 산부인과 전문의들로 자문위원단을 구성했으며 병원 현장을 그대로 영화의 배경으로 사용, 실제 입원환자와 막 태어난 아기도 카메라에 담는다. 이날 혜성의원에는 크랭크인을 지켜보려는 제작관계자와 취재진, 구경꾼들로 북적거렸음에도 불구하고 촬영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제작기간 단축에 대한 박감독의 노하우는 익히 알려진 것이지만, 미리 아주대병원 등에서 철저한 실습교육을 받은 황신혜와 방은진의 능숙한 `진료솜씨'가 힘을 발휘했다. 또 고려대 간호학과출신인 신신애는 흡사 `고기가 물을 만난 듯' 신명나게 간호사 연기를 펼쳐 눈길. 박감독의 해외 지명도가 높은 덕분에 각종 국제영화제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이달에 열릴 미국 선댄스영화제와 다음달의 베를린영화제에서는 「산부인과」에 대한 사전홍보를 요청했는가 하면 칸 몬트리올 토론토 등에서도 초청의사를 밝히고 있다. 제작진은 칸영화제 일정에 맞춰 2월 중순까지 촬영을 마치고 3월초 프린트를 완성, 칸에 출품하는 동시에 국내개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