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元在기자」 연초 어수선한 사회분위기 속에서도 멜로영화 「고스트 맘마」가 젊은 관객들 사이에서 꾸준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영화의 제작사는 황기성사단. 지난 95년 코미디 「닥터봉」으로 서울 개봉관에서 38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해 그해 한국영화 흥행랭킹 1위를 차지했던 영화사다. 이 회사 황기성대표(58)는 홍익대 미대 재학중이던 지난 62년 신상옥감독의 신필름에서 영화기획을 시작한 이후 30여년간 충무로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 그는 관객의 미세한 정서를 파고드는 기획력과 아이디어로 「영세 자본」의 핸디캡을 극복했다. 30,40대 후배 제작자들은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 젊은층의 감각을 따라잡는 능력이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성공 비결을 궁금해 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본인의 설명은 명쾌하다. 『막내아들뻘되는 관객들에게 「꿈」을 심어주자는 자세로 영화를 만들지요. 영화는 인생을 먼저 살아온 제가 젊은이들을 상대로 진지하게 대화를 청하는 매개체입니다. 관객을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하면 그들의 갈증을 풀어줄 수 있는 좋은 작품이 나옵니다』 황대표는 『영화 프로듀서는 감독의 작품성과 장사꾼의 상업성을 겸비해야 하는 자리』라며 『지금까지 터득해 온 영화이론과 경험을 젊은 감독의 창의력과 연결시키는 작업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소개했다. 「고스트 맘마」의 제작비는 12억원선이며 「닥터봉」은 이보다 2억∼3억원가량 덜 들었다. 최근 들어 한국영화 제작비가 20억원대로 치솟는 상황에서 황대표의 「알뜰한」 제작방식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1천원 규모의 영화에 1천원을 쓰는건 당연한 원칙입니다. 하지만 1만원짜리 영화에 7천원만 투자하면 돈은 돈대로 들인채 관객의 외면만 받게 되지요』 그는 『할리우드 대작이 극장가를 휘젓는 지금, 한국영화는 시장의 크기에 맞는 수준의 이야기로 활로를 개척해야 한다』며 『현재 20%대에 머물러 있는 한국영화의 시장 점유율을 30∼40%로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고스트 맘마」의 한지승 감독과 함께 후속 청춘영화 「찜」을 준비하느라 바쁜 그는 「젊은이들과 멀어지지 않기 위해」 지하철로 출퇴근하면서 생맥주 집에도 1주일에 2,3회씩 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