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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스케치]「도전 지구탐험대」제작과정도 『도전』

입력 | 1997-01-15 20:18:00


「琴東根기자」 「모험과 도전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간다」. 세계 구석구석을 누비며 지구촌 사람들의 생생한 삶을 안방에 전하는 KBS2 「도전 지구탐험대」(일 오전9.50)의 슬로건이다. 좀처럼 외부인의 발길이 닿지 않는 아프리카 정글, 알래스카 인디언 부락, 게릴라가 수시로 출몰하는 동남아시아 분쟁지역 등 위험한 곳이라도 이야깃거리만 있으면 「도전…」 제작진의 표적이 된다. 하지만 표적으로 삼았다고 해서 곧장 제작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촬영을 마칠 때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 우선 촬영 대상국가의 관련부처와 협의를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신변의 위험」을 이유로 해당국에서 촬영허가를 내주지 않아 제작 추진이 아예 무산되는 경우도 있다. 방글라데시 무랑족을 촬영하기 위해 현지로 떠났던 제작팀은 사전에 방글라데시 공보처의 허가를 받고 갔음에도 현지에서 내무부가 「반군이 출몰하는 지역」이란 이유를 내세워 촬영을 불허, 제작을 포기해야 했다. 솔로몬제도는 정부에서 촬영허가비를 너무 많이 요구하는 바람에 스스로 제작을 포기해버리기도 했다. 두번째 넘어야 할 산은 해당 부족과 타협을 하는 것. 「도전…」의 김재연PD는 『외부인이 한번씩 거쳐간 곳은 아무리 깊은 오지라도 현지인들이 「돈맛」을 안다』고 말한다. 촬영의 대가로 돈을 요구하는 곳이 많다는 것. 그러나 아직 순수함이 남아 있는 곳도 있다. 인도네시아 다니족은 촬영대가로 돼지 두마리를 요구했다. 인도의 한 부족에는 낙타에게 먹일 건초 두트럭분을 「개런티」로 줬다. 담배 사탕 볼펜 신발 등 「웃돈」을 얹어줄 때도 많다. 알래스카 인디언 부락에 갔을 때는 한국인 특유의 예의바른 행동이 통했다. 이곳은 일본 NHK가 사전 협의 없이 카메라를 들고 들어갔다가 「무례함」을 이유로 퇴짜를 맞은 곳. 「도전…」팀은 미국에 있는 인디언 자치법원 등과 1년에 걸친 협의 끝에 승낙을 얻어 완벽한 촬영협조를 이끌어냈다. 마지막은 현지인들의 감정을 상하지 않게 조심하면서 현지인들이 「평소대로」 행동하도록 유도하는 것. 인도네시아의 한 부족은 카메라를 신기한 듯 계속 바라보는 바람에 제작진이 애를 먹었다. 한 이슬람교국가에선 「신전을 찍으면 추방시키겠다」는 「협박」속에서 촬영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