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내 삐삐에 음성녹음이 돼 있어 들어보니 『누군가 당신에게 노래와 사연을 보냈으니 700―으로 전화하라』는 내용이었다. 누굴까, 궁금한 마음에 전화를 했더니 30초에 50원이 부과되니 원하지 않으면 끊으라는 것이다. 너무 비싸긴 했지만 그래도 아는 사람이 사연을 보냈는데 듣는 것이 예의라는 생각에 수화기를 들고 있었다. 이런저런 설명과 함께 나에게 보낸 노래를 들려주겠다며 솔리드의 「천생연분」이 흘러나왔다. 수화기를 통해 들으며 지겨운 생각이 들었으나 노래가 끝난 후 메시지를 듣기 위해 계속 듣고 있었다. 노래가 끝나자 들어보지도 못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야. 추운 겨울 너무 힘들지? 그래도 난 너를 생각하면 힘이 나…』 등의 이야기가 들려왔다. 자세히 들어보니 성우의 목소리였다. 순간 화가 나서 전화를 끊어버렸다. 친구에게 내가 겪은 이야기를 했더니 자기도 그런 일을 당한 적이 있다고 한다. 음성서비스 이용료를 챙기기 위해 보내지도 않은 메시지를 남겼다고 삐삐를 치는 것은 속임수 상행위요 야비한 짓이 아닐 수 없다. 만약 이름도 대지 않고 누군가 메시지를 남겼다고 음성 녹음이 돼 있을 경우 호기심이 나더라도 듣지 않는 것이 낫다. 시간과 돈 또 기분까지 상하니까 말이다. 김 은 경(서울 서초구 서초동 1524의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