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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경제운용계획]「몸집」줄여 위기 탈출 역점

입력 | 1997-01-15 20:18:00


「金會平 기자」 올해 경제운용계획의 골간은 「줄이기」다. 성장과 팽창을 중심축으로 해왔던 그간의 경제정책과는 출발점에서 차이가 난다. 축소목표 1순위는 경상수지적자. 물가낮추기도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다. 정부의 경상경비를 1조1천억원 추가로 줄이고 공무원을 올해에만 2천명 줄인다는 것도 대표적인 줄이기 메뉴다. 기름소비는 일백마디 말보다 가격정책으로 비싼 부담을 지워 줄이겠다는 게 정부 생각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되는 것은 「저성장」정책이다. 李允宰(이윤재)재정경제원경제정책국장은 『올해 성장률을 6%내외로 잡은 것은 5%대 성장도 감수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4년간 연평균 성장률이7.5%였고 연구기관들이 내놓은 올해 잠재성장률이6.5%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정부로서는 상당한 용기를 냈다고 할수 있다.그만큼 상황이 다급하다는 증거이다. 韓昇洙(한승수)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은 15일 청와대보고에서 『현상황이 지속되면 올해 성장률이 더욱 둔화되면서 물가상승률이 5%에 근접하고 2백억달러대의 경상수지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내년 이후에는 더욱 심각할 것이라는 진단도 제시됐다. 따라서 당분간 성장을 희생하더라도 우리경제 체질을 튼튼하게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는 것이 올해 경제운용계획의 핵심이다. 정부는 재정 및 통화정책도 이같은 기조 위에서 풀어갈 계획이다. 특히 「올해 추가 감세(減稅)조치는 없다」고 못박은 것은 곧 경기부양책을 하지않겠다는 강한 의지표현이다. 대통령선거가 있는 만큼 정치권과 갈등을 빚을 소지가 다분히 있다. 그렇다고 자금사정이 당장 빡빡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올해에는 국고여유자금을 금융기관에 예치하거나 콜론으로 운용하는 식의 통화관리수단으로 활용, 일시적인 자금부족을 줄이고 금리를 낮추는 효과를 거두기로 했다. 재정에서 절감한 돈을 민간부문에 쓴다는 것이다. 문제는 고용분야. 노동법개정으로 노사관계가 어려운 가운데 최대이슈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저성장정책은 실업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성장률이 6%로 떨어지면 실업률은 2.4%로 급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취업알선 전직교육확대 등으로 실업증가에 따른 사회 경제적 불안요인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지만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산업정책의 변화도 큰 특징. 사실상 유명무실한 업종전문화제도가 사라지고 증자소득공제제도가 부활했다. 민간전문가들을 주축으로 한 규제개혁평가위원회를 구성키로 한 것이나 종합적인 준조세 정비방안을 마련키로 한 것 등이 눈에 띈다. 국제수지적자의 축소방안으로 제시한 고(高)에너지가격정책은 논란이 예상된다. 몇차례의 인상으로 외국시세에 근접한 휘발유는 제외됐지만 경유 등유 LNG 등을 3∼5년사이에 두배 가까이 올리겠다는 계획은 소비자들의 반발과 함께 물가에 주름을 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