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元在 기자」 「사하라 사막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남쪽 여자(南女)와 북쪽 남자(北男)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 영화 「인샬라」가 지난해 8월 아프리카 모로코 현지에서 촬영중일 때만해도 충무로 영화인들이 이 작품에 거는 기대는 컸다. 극중 상황 자체가 극적인데다 메가폰을 잡은 이민용감독은 데뷔작 「개같은 날의 오후」로 역량을 인정받은 신예 연출자이기 때문. 최민수 이영애의 호화캐스팅도 스타 시스템에 익숙한 한국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혔다. 아프리카 배낭여행중이던 남한 여대생 이향(이영애)과 알제리에 파견나온 북한 무관 한승엽(최민수). 미수교국인 이곳에서 향이 밀수용의자로 몰리자 승엽이 북한측 요원의 눈을 피해 문제 해결에 나서면서 이념을 뛰어넘는 사랑이 진행된다. 일반 시사회의 반응은 엇갈렸다. 주류를 이룬 것은 아프리카의 이국적 풍물과 차드 내전 등 간간이 삽입된 전투신이 볼만하지만 영화 전체의 긴장도는 떨어져 보인다는 평. 생면부지의 남녀가 어떻게 해서 사랑에 이르게 됐는지, 그 과정이 설득력있게 처리되지 못했고 극 전개를 향의 내레이션에 의존한 대목도 흠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일부 여성관객은 주인공들이 극한 상황에서 보여준 생존의 몸부림과 슬픈 운명에 공감하는 표정이었다. 특히 서로에게 기대며 사막을 헤쳐나온 승엽과 향이 한국대사관앞에서 이별하는 라스트신을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는 이도 적지 않았다. 아프리카 현지인 배우를 대거 기용, 올로케이션으로 찍은 「인샬라」는 한국영화의 영역을 넓힌다는 점에서 평가받을 만하지만 많은 것을 보여주려는 의욕이 작품성으로 고스란히 연결되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다. 18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