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許 燁 기자」 중견 록가수들이 브로드웨이 뮤지컬 마당에 앞다투어 나서고 있다. 듀엣 「사이먼 앤 가펑클」의 멤버였던 폴 사이먼, 컨트리록 가수 지미 버피트, 피아니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인 랜디 뉴먼, 그룹 「후」의 기타리스트였던 피트 타운센드 등이 그 주인공들. 록전문 롤링스톤지는 『이들은 각각 자신의 음악성향을 살린 록뮤지컬로 브로드웨이에 새바람을 일으키며 기존 정통뮤지컬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피트 타운센드는 최근 록뮤지컬 「토미」(Tommy)를 브로드웨이에서 히트시킨데 이어 런던의 웨스트 엔드에서도 재공연중이다. 그는 이에 고무되어 또다른 뮤지컬 「콰드로페니아」(Quadrophenia)를 브로드웨이를 비롯해 미국 21개 도시에서 순회공연할 예정. 지미 버피트는 뮤지컬 「축제를 멈추지 말아요」(Don't Stop The Carnival)를 4월 마이애미의 코코넛 그로브 플레이하우스의 무대에 올린다. 포크록가수로 잘 알려진 폴 사이먼은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시인 데릭 월콧과 함께 쓴 「케이프맨」(The Capeman)을 내년 가을경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릴 야심. 「케이프맨」은 정열적인 라틴댄스리듬인 살사를 동원, 오페라처럼 꾸민 뮤지컬이다. 풍자와 유머가 깃들인 가사로 유명한 랜디 뉴맨도 소설 파우스트를 팝적으로 패러디한 뮤지컬을 시카고의 무대에 올려 주목을 받으면서 브로드웨이 진출을 엿보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록스타들의 뮤지컬이 브로드웨이의 아성을 위협하는 것은 X세대와 베이비붐 세대가 뮤지컬의 주요 팬으로 등장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뮤지컬극장그룹의 회장 스콧 자이거는 『어릴때 폴 사이먼이나 랜디 뉴맨의 팬이었던 베이비 붐 세대가 록뮤지컬의 노래에서 왕년의 스타를 다시 찾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록스타들의 작품에 대한 평가는 조심스럽다. 브로드웨이의 성공작으로 손꼽히는 뮤지컬은 「토미」 등 손꼽을 정도이며 랜디 뉴맨의 「파우스트」는 찬반이 엇갈린 평가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