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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천주교 광주교구 尹대주교 시국미사

입력 | 1997-01-16 07:56:00


「광주〓鄭勝豪기자」 천주교 광주대교구 尹恭熙(윤공희)대주교를 비롯한 정의평화위원회 소속 신부와 신도 등 3천여명은 14일 오후7시 광주 임동성당에서 시국미사를 갖고 노동법과 안기부법철회를 촉구했다. 다음은 이날 미사를 집전한 윤대주교의 강론 요지. 현재 우리 경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은 국민 모두가 피부로 느끼며 공감하는 바다. 그러나 경제회생을 위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일방적으로 사회적 약자라 할 수 있는 노동자들의 희생을 강요하는데서 찾으려해서는 안될 것이다. 노동자들은 그동안 이 나라 경제성장을 위해 열악한 노동조건하에서도 성실히 일해왔다. 정부 여당이 단독처리한 노동법은 누가 보아도 노동자의 귄익보호보다는 지나치게 재계의 주장과 요구만을 수용한 편파적인 것임을 알 수 있다. 노동법 못지않게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는 것이 기습처리된 안기부법이다. 정부가 자신이 폐지했던 안기부의 수사권을 다시 안기부에 되돌려 준다면 이는 개혁의 포기이며 민주화의 역행이라 아니할 수 없다. 정치는 법과 상식과 이성 그리고 무엇보다도 주권자인 국민의 뜻을 존중하는 맑은 양심의 길을 실현해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의 정치현실은 모든 것이 지나치게 집단 이기적인 정략적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지 않나 하는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 없다. 우리 사회에 정치인은 많은데 정치는 실종돼버린 현실이 작금의 이런 난국을 형성한 것 같다. 정치가 국민의 고통을 덜어주고 서러운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봉사라면 정부는 생존권과 기본권이 위협받는 것을 우려해 외쳐대는 국민의 함성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