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基太기자」 다음달초 30회를 맞이하는 MBC 「폭소발명왕」(일 오후5.10)은 아마추어 발명가들의 「앙증맞은」 발명품과 아이디어를 끌어내게 된 각종 사연을 선보이고 있다. 그간 이 프로에 출품됐던 발명품은 모두 1백50여점. 이들은 방송 이후 어떻게 처리되는 걸까. 먼저 실용신안 신청에 들어간 경우가 적지 않다. 모건설회사 현장소장인 이모씨가 통닭 족발 등을 먹을 때 손가락에 기름기를 묻히지 않기 위해 발명한 「손가락 커버」가 이같은 경우. 『회식 때 직원들이 이같은 음식을 먹으며 불편을 느끼는 것을 보고 엄지와 검지에 끼우는 「손가락 커버」를 만들게 됐다』는 이씨는 방송이 나간후 호응이 뒤따르자 실용신안 신청을 내기로 했다. 「다이어트 러닝 머신」을 선보인 장의상씨는 국제특허를 낼 예정이다. 이 기구는 러닝머신을 달리는 사람 앞에 가설된 컴퓨터 모니터에 가상의 경쟁자와 코치가 나와 조깅 의욕을 자극하도록 고안됐다. 속도가 처지면 사이버 코치가 『평생 돼지로 살아』같은 험담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제작진은 이처럼 「상품화」될 수 있는 발명품은 될수록 피한다는 입장이다. 딱한 사연의 사람들을 배려하는 발명을 통해 가족애와 인간미를 북돋우겠다는데 기획을 맞추고 있다. 그래서 발명자들이 자기 가족용으로 회수해가는 경우도 많다. 전기밥솥 위에 세우는 플라스틱 굴뚝을 제작한 제빵업자 김형철씨는 어린 딸을 위해 이를 집으로 가져갔다. 이 굴뚝을 제작하게 된 동기가 딸이 전기밥솥에서 나오는 고온의 증기에 화상을 입어 피부이식수술까지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시청자의 「소원」을 들어주는 발명품의 경우 소원을 제출한 이에게 돌아간다. 남편의 코고는 습관을 하소연한 부인에게는 코골이 방지용 청진기가 지급됐다. 이는 남편이 잠들기 전 산소마스크가 부착된 청진기를 입과 귀에 착용하도록 한 것. 이럴 경우 남편은 잠자면서 자기 코고는 소리를 계속 듣게 돼 『보복적인 성격이 짙다』는 평을 받았다. 제작진에 기증된 발명품도 있다. 추락사고로 전신마비에 걸린 신정식씨가 발명한 링거 부착용 등판이 그것. 유근형PD는 『평소 중환자들이 거동할 때 링거 때문에 고충을 겪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아주 요긴한 발명품이라는 생각이 들어 주위 사람들 중에 환자가 생기면 기증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PD는 『제안자들은 대부분 특허출원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지만 의외로 효용가능성이 높은 발명품들이 많다』며 『인간적인 필요성이 있는 시청자가 연락해온다면 완제품을 무상으로 주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