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신동」 타이거 우즈(21·미국)뒤에는 버치 하먼(53·미국)이 있었다. 미국 골프계에서 「골프스윙에 관한한 미세한 것도 놓치지 않는 예리한 눈을 가진 키 작은 사나이」로 불리는 골프인스트럭터 하먼이 우즈를 가르치기 시작한 것은 우즈가 지난 93년 US아마선수권대회 2회전에서 탈락한 직후. 우즈의 아버지 얼 우즈는 아들의 플레이 수준이 미흡하다고 판단, 당시 그레그 노먼(호주)과 데이비스 러브3세(미국)를 지도하고 있던 하먼을 모셔온 것. 지난 48년 마스터스챔피언인 클로드 하먼의 아들인 버치 하먼은 요즘 우즈의 스윙을 관찰하며 우즈의 감춰진 면모를 분석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우즈가 물을 잘 빨아들이는 스펀지와 같다고 평가한다. 천재성을 타고났다고 하지만 우즈는 예리한 분석력을 갖췄고 자기중심적이지 않은 데다 자신이 지적하는 것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는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지난해 96US아마골프선수권대회 결승전. 36홀 경기중 18홀을 끝냈을때 우즈는 스티브 스코트(미국)에 무려 5홀차로 뒤져 있었다. 몇가지 문제점을 발견한 하먼은 점심시간 동안 우즈를 연습장으로 끌고가 지도했는데 우즈는 이후 18홀에서 타이를 이룬 뒤 연장 두번째홀에서 승리함으로써 「골프황제」 잭 니클로스(미국)도 이루지 못했던 사상 초유의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우즈와 하먼의 「찰떡궁합」은 지난 13일 끝난 97시즌 미국PGA투어 개막전인 메르세데스챔피언십에서도 여실히 증명됐다. 3라운드에서 톰 레먼(미국)과 공동 선두를 이룬 우즈는 갑작스런 폭우때문에 4라운드 경기가 취소돼 파3홀인 7번홀(1백86야드)에서 레먼과 서든데스 연장전을 펼치게 됐다. 하먼은 강한 바람과 비 때문에 「드로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판단했지만 우즈가 드로볼을 제대로 칠 수 없다는 약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우즈에게 즉석에서 어드레스때 손의 위치를 바꾸도록 조언했다. 하먼의 지시를 그대로 따른 우즈는 6번 아이언으로 드로볼을 쳐 홀컵 20㎝ 옆에 공을 떨어뜨려 「우승버디」를 낚은 반면 레먼이 친 공은 높이 뜨더니 바람을 타고 왼쪽으로 급히 휘어져 물속에 빠져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