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泰愚(노태우)전대통령은 「6.29선언」이 全斗煥(전두환)전대통령의 작품이라고 폭로한 李順子(이순자)씨의 회고록에 대해 『6.29선언은 내가 결심하고 실행했다』고 주장하면서도 『어떤 반응도 하지 말라』고 측근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씨의 장남 載憲(재헌)씨는 신동아 2월호에 게재된 독점인터뷰에서 『문제의 회고록을 읽은 뒤 아버지가 전례가 없을 정도로 화를 냈다』고 전했다. 다음은 인터뷰의 주요대목 요약. △6.29선언〓아버지는 「6.29는 온 국민이 만들어낸 것이고 내가 국민한테 무릎을 꿇은 것」이라고 하셨다. 87년6월10일 대통령후보지명대회를 치른뒤 「도저히 이대로는 안될 것 같다. 획기적인 변화가 있어야겠다」며 결심하셨다고 한다. 정치인과 종교인들을 만나기 시작했고 당과 기획팀에 어떻게 해야할지 의견을 수렴하라고 지시했다. 국민들이 직선제를 원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다가 전대통령과 면담을 한 것이다. 대담중에 전대통령이 먼저 직선제 얘기를 꺼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버지는 전대통령의 의지와 의중을 떠보기 위해서 「직선제 해서 되겠습니까」하는 식으로 반문을 했던 것이지 거절하지는 않았다. 6.29선언은 선거에 지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비자금〓비자금은 남은 것이지 남긴 것이 아니다. 아버지는 비자금을 유용하게 쓰려고 하다가 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수모를 겪었다. 「통일과 북방문제를 위해 쓰려고 생각했다. 후임자와 상의해서 하려고 했는데 공감대를 못 이룬 것이 아쉽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다. △사면가능성〓정치 이해득실을 계산해 사면을 이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고 기대도 하지 않는다 〈李院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