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桓壽기자」 1차지명 선수라고 모두 다 같은 것은 아니다. LG 투수 임선동은 국내 프로야구 사상 최고 계약금인 7억원을 꿀꺽 삼킨 반면 삼성 외야수 황성관은 1억3천만원의 「헐값」에 몸을 맡겼다. 2차지명 선수가 1차지명 선수보다 더 많은 돈을 받는 경우도 허다하다. 2차 1순위인 현대 외야수 최만호는 황성관과 쌍방울 투수 오상민(1억8천만원)이 받은 돈을 합친 것보다 3천만원이나 많은 3억4천만원을 챙겼다. 속상하기로는 고졸 유망주를 바라보는 대졸 형님들의 마음을 따라갈 수 있을까. 해태 오철민(2억4천만원)은 영남대시절 제법 잘 나간 투수로 1차지명을 받았지만 각각 2억8천만원을 받은 LG 고졸 우선지명 투수 김민기(덕수상고) 내야수 손지환(휘문고)을 만나면 얼굴을 붉힐 수밖에 없다. 재벌그룹 LG와 현대의 무차별 돈 공세에 올해는 그 어느해보다 신인들의 입단 보너스가 아마시절의 실력이나 지명순서와는 상관없이 들쭉날쭉 책정됐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두 구단을 제외한 나머지 여섯 팀으로부터 지명을 받은 신인들은 상대적 빈곤감에 도장을 맡기고 나서도 허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 구단 프런트에서도 『대어급 선수들이 현대나 LG와 입단 계약을 한 동기생들과 비교만 하고 있어 애를 먹고 있다』고 이구동성으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가장 심한 몸살을 앓는 구단은 OB. 1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포수로 인정받은 진갑룡은 LG 외야수 이병규가 받은 야수 최고 계약금 4억4천만원보다 9천만원이나 모자란 3억5천만원을 구단으로부터 제시받자 아예 입을 다물고 있다. 현대의 동생구단인 실업 현대전자도 프로야구의 몸값 인플레이션을 촉발시키는데는 형님 아우를 따지지 않는다. 임선동은 계약금이 7억원으로 돼 있지만 그것은 현대전자와 지난해 비밀계약때 받은 돈으로 LG는 법정이자 1억원 이상을 추가 지급해야 한다. 지난 10일 현대전자에서 이적한 외야수 문희성도 OB로선 울며 겨자먹기로 2억1천만원을 줬지만 또 다시 법정이자를 놓고 지루한 공방전을 벌여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