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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틸레만, 「내방식대로 지휘」 음반계 데뷔

입력 | 1997-01-20 20:13:00


「런던〓劉潤鐘기자」 『모든 지휘자가 판에 박은 듯 똑같다면 연주의 재미를 어디서 찾겠습니까. 개성이란 양보할 수 없는 것이죠』 「내 방식대로」를 주장하는 특이한 젊은 지휘자가 당당한 일성과 함께 세계 음반계에 등장했다. 최근 38세의 나이로 베를린 도이치 오페라의 음악감독에 취임한 크리스티안 틸레만이 그 주인공. 틸레만은 음반사인 폴리그램 그룹 산하 도이치 그라모폰과 전속계약을 체결한 뒤 첫 음반으로 영국의 필하모니아 관현악단을 지휘, 베토벤 교향곡 5번과 7번을 내놓으면서 특이한 템포감각을 보여 주목의 대상이 됐다. 그가 베토벤 교향곡 5번을 지휘하는데 걸린 시간은 약 37분. 보통 지휘자들이 약 32분대에 주파하는 이 곡을 그는 피에르 불레즈이후 처음 경험하는 파격적일만치 느린 템포로 연주했다. 뿐만 아니라 작품 곳곳에서 강조하듯 템포를 늘어뜨리는 리타르단도 기법은 전통적인 베토벤 해석과는 상반되는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다. 『리타르단도의 강조는 존경하는 거장 푸르트벵글러의 음반에서 배운 것입니다. 템포를 떨어뜨리면서 집중과 긴장이 생겨나는 것이지요』 16일 폴리그램사가 그의 음반발매에 맞춰 런던에서 개최한 발매기념 설명회에서 틸레만이 밝힌 특이한 베토벤 해석에 대한 설명이다. 틸레만의 주장은 지휘의 신주관주의를 강조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베토벤을 고전주의 거장으로 평가하지만 자신은 낭만주의적 작곡가로서 베토벤이 가진 어두운 면을 조명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그가 나타낸 베토벤상은 무거운 음향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그는 『주관성이 드러나는 연주일수록 긴 악곡에서 전체적인 통일성을 의식해야 한다』며 자신의 연주가 말초적인 과장에 빠지지 않으리라는 점을 강조했다. 틸레만은 1959년 베를린 태생으로 베를린 도이치 오페라에서 카라얀의 보조지휘자로 지휘계에 입문했다. 칼스루에 하노버 등 여러 도시의 오페라극장 음악감독을 거치면서 착실하게 음악적 기반을 쌓아나간 그는 93년이후 미국 메트로폴리탄, 런던 코벤트 가든 등 세계 주요 오페라극장에 데뷔하는 한편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등을 성공적으로 지휘, 선풍을 일으켰다. 그는 금년시즌 자신의 음악경력 출발점인 베를린 도이치 오페라의 음악감독직을 맡아 금의환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