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20일 여야 영수회담을 전격 수용하기까지는 몇 차례의 반전이 있었다. 김대통령은 불과 13일 전인 지난 7일의 연두기자회견 때 『야당총재들과 만나봤자 별다른 해결책이 없는 만큼 만날 필요가 없다』며 영수회담을 단호히 거부했다. 그후 노동계의 파업이 확산되고 야권의 정치공세가 장외로 번지며 비판여론이 거세게 일자 청와대내에서는 강온 양론이 대립했다. 金光一(김광일)청와대비서실장 등은 영수회담을 추진해야 한다는 「대화론」을 폈다. 반면 李源宗(이원종)청와대정무수석 등 강경론자들은 야권이 정권퇴진투쟁을 중지하지 않는 한 영수회담을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강온 양론 속에서 김대통령은 지난 13일 신한국당의원들과의 만찬석상에서 「노동법 재개정 불가」방침을 거듭 천명, 대화론에 쐐기를 박았다. 강경론쪽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청와대의 기류는 야당의 태도변화가 없는 한 영수회담은 없다는 쪽으로 흘렀다. 그러나 야당이 李洪九(이홍구)신한국당대표의 「선(先)3당3역회담 후(後)영수회담」제의를 거부한 채 장외투쟁에 나서면서 정국이 계속 얼어붙자 김대통령은 17일부터 金壽煥(김수환)추기경 등 종교계지도자를 초청, 시국수습방안을 들었다. 영수회담쪽으로 가닥이 잡히기 시작한 것이다. 김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영수회담을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결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오는 25일로 예정돼 있는 韓日(한일)정상회담도 영수회담 수용을 촉진시킨 요인이라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김대통령은 일요일인 19일 핵심참모에게만 이같은 결심을 알렸고 20일 오전 이정무수석을 통해 야당측에 수용의사를 통보했다. 〈金東哲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