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英勳기자」 20일 법무부가 단행한 검사장급 이상 검찰인사는 기존 서열을 깨뜨린 「서열파괴」라는 특징이 두드러진다. 또 오는 12월 치러질 대통령선거를 앞둔 검찰조직의 「사전정비」라는 인상도 짙게 풍긴다. 이번 인사는 검찰이 내심 기대해오던 법제처장 헌법재판소재판관직에 현직 고검장급 검찰출신이 발탁되지 못해 해당자끼리 자리만 바꾼 「수평인사」였다. 수평인사는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이 검찰내부의 불문율. 그러나 金起秀(김기수)검찰총장이 퇴임하는 9월 이전에는 인사요인이 없기 때문에 내부불만을 무릅쓰고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검찰의 꽃」이라는 서울지검장에 사시 8회의 安剛民(안강민)대검중수부장이 발탁됐다. 검찰국장에는 역시 8회인 朴舜用(박순용)교정국장이 자리를 옮겼다. 대검 중수, 공안부장에는 9회의 崔炳國(최병국)공안부장과 10회의 周善會(주선회)감찰부장이 각각 임명됐다. 반면 사시 6회인 崔桓(최환)서울지검장은 대검총무부장으로 전보됐다. 서울지검장이 이번처럼 한직으로 간 것은 전례가 없는 일. 역시 6회인 孔永規(공영규)수원지검장은 3회 후배인 愼承男(신승남)법무실장의 후임으로 옮겼다. 사시 7회의 「3인방」인 金鎭世(김진세)검찰국장 沈在淪(심재륜)광주지검장 元正一(원정일)인천지검장은 후배인 안중수부장에게 「검찰의 꽃」을 내주고 부산 인천지검장 대검강력부장으로 물러섰다. 이번 인사는 대선을 앞두고 검찰조직을 정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요직에 기용된 인사들 가운데 「공안통」이 많다는 점도 의미있는 포석이라는 것. 검찰관계자들은 그러나 이번 인사의 구도가 한시적인 것일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한 검찰관계자는 『김검찰총장의 퇴임에 즈음해 또 한차례 검사장급 이상 검찰간부들에 대한 인사가 불가피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