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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개혁委 사람들 분석]人選과정에 개혁의지 미흡

입력 | 1997-01-20 20:13:00


「白承勳·許文明기자」 20일 모습을 드러낸 대통령 자문기구인 금융개혁위원회 위원인선에 대해 금융계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들이다. 영국의 「빅뱅」 같은 엄청난 개혁을 예상했는데 인적 구성의 특성으론 그럴 것 같지 않다는 얘기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위원들 대부분이 개혁 성향의 인사라기보다는 그동안 정부, 특히 재정경제원의 금융분야 정책추진에 깊게 참여했던 사람들』이라며 『따라서 한국판 빅뱅과 같은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기 힘들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번 인선은 예상대로 재정경제원이 철저하게 배제된 채 청와대 주도로 이루어졌다. 청와대측은 인선과정에 처음에는 실무자급을 동원했다가 고사하는 사람이 많아 경제수석이 직접 설득에 나섰으며 특히 개혁성향이 강한 교수들은 끈질긴 참여권유에도 끝내 거절했다는 후문. 이에 따라 위원구성에서 위원장 부위원장을 제외한 29명의 위원 중 금융계 9명, 학계 8명, 기업인 12명으로 당초 민간인들 위주로 구성하겠다는 취지 자체가 변질됐다는 분석이다. 또 기업대표 12명을 제외한 금융계 학계 전문가들중에는 재경원출신이거나 재경원과 직간접 관계를 맺었던 인사들이 많아 개혁안 마련과정에서 재경원의 입장과 논리가 배어들 소지가 많아졌다. 위원장인 朴晟容(박성용)금호그룹명예회장은 경제학자출신에다 그룹회장을 역임, 이론과 실무경험을 겸비하고 균형감각을 갖췄다는 평을 받고 있다. 박위원장은 금융기관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갖고 있지만 다소 보수적인 성향이어서 급격한 개혁을 주도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여기에 실무책임자 역할을 하는 부위원장인 金秉柱(김병주)서강대교수는 화폐금융론자이긴 하지만 금융발전심의위원회장으로 그동안 금융정책추진에 간여해와 어느 정도 개혁의지를 담은 보고서를 작성할지귀추가주목되고있다. 다만 평소 김교수가 은행의 대형화를 주장해와 은행 통폐합과 관련한 밑그림이 나올 수도 있다는 기대도 있다. 위원중 특별히 눈길을 끄는 사람은 30대의 중소기업가인 桂明宰(계명재·39)한광사장과 40대인 崔明周(최명주·41)계명대교수. 계위원은 미국 뉴욕대 및 대학원(재정학전공) 출신으로 90년 레이저가공기 회사를 차려 현재 자본금 7억5천만원, 매출액 1백10억원, 종업원 55명의 견실한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최위원은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규제개혁으로 경제학박사학위를 받았는데 유학 당시 영국의 빅뱅을 자세히 연구한 경험이 있다. 아무튼 금개위는 인적 구성 과정의 진통과 제약에도 불구하고 3개월내에 단기개혁안을 내놔야 하는 부담을 안고 22일 정식 출범한다. 금융개혁의 1차적 과제는 진입장벽을 아예 풀거나 능력있는 은행장을 선임할 수 있는 구조개선 등에 모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금개위는 효율적 혁신적 금융시스템구축이라는 본질적인 목표보다는 금리인하와 은행문턱 낮추기, 업무영역조정 등 단기과제에 치중하게 될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