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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액션은 싫다』 97년은 음악영화 물결

입력 | 1997-01-22 20:17:00


《97년초 국내 극장가의 화두(話頭)는 단연 「음악」이다. 천재 피아니스트의 혼이 담긴 피아노 선율이 사운드 트랙으로 흐르고 지구촌 음악팬들을 감동시킨 명작 뮤지컬은 스크린을 통해 영상으로 꾸며진다. 음악영화의 물결을 몰고 올 「샤인」(감독 스콧 힉스)과 「에비타」(감독 앨런 파커)는 음악적 깊이와 영화 본연의 극적 완성도를 두루 충족시킨 것으로 평가받는 수작이다.》 「朴元在 기자」 25일 뤼미에르극장 등에서 개봉되는 「샤인」은 호주의 천재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헬프갓의 고뇌에 찬 일생을 잔잔하게 짚어본 휴먼드라마. 헬프갓은 젊은 시절 자신의 내면에서 끓어오르는 음악적 정열을 감당치 못해 정신병원 신세를 졌다가 중년들어 재기에 성공한 실존인물이다. 감독은 「예술천재와 미치광이의 차이는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바탕으로 헬프갓의 삶에 접근하고 있다. 소년 헬프갓이 피아노 연주에 비범한 재능을 보이자 엄격하고 독선적인 아버지 피터는 아들을 피아니스트로 대성시키는데 집착한다. 그러나 헬프갓이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영국 유학을 떠나면서 부자간 갈등의 골은 깊어진다. 가족을 저버렸다는 헬프갓의 자책은 괴짜교수 팍스의 광적인 가르침과 맞물려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헬프갓은 결국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제3번을 완벽하게 소화한 뒤 청중의 환호속에 의식을 잃는다. 관객들은 극이 전개되는 틈틈이 리스트 비발디 쇼팽의 명곡을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로 감상할 수 있다. 촬영 단계부터 유명세를 톡톡히 치른 「에비타」는 아르헨티나의 전설적인 퍼스트레이디 에바 페론의 일대기를 그린 뮤지컬 영화. 영화 「에비타」는 철저하게 뮤지컬 기법을 활용, 거의 모든 대사가 출연진의 노래만으로 이뤄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국내 뮤지컬 관객층이 얇은 점을 들어 과연 일반 관객들의 공감을 받을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시사회 반응은 매우 호의적이었다. 번역이 비교적 충실한데다 삽입곡도 대중취향에 맞도록 선택한 탓인지 뮤지컬 초보자가 드라마의 흐름을 따라가는데 별 문제가 없어 보였다. 스케일 큰 화면과 웅장한 오케스트라 연주에 맞춰 귀에 익은「Don't Cry For Me Argentina」와 신곡 「You Must Love Me」를 마돈나의 열창으로 듣는 것도 이 영화의 즐거움으로 꼽힌다. 다음달 1일 상영되는 「에비타」는 서울 개봉관 요금을 7천원으로 올려받으려 했으나 PC통신 등을 통한 반대여론에 부닥쳐 종전대로 6천원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