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基太 기자] MBC 「다큐멘터리 이야기 속으로」(금 밤11.10)는 비과학적인 미스터리와 충격적인 사고체험, 코믹한 휴먼스토리를 적절히 배합해 시청자를 모으고 있다. 이같은 아이템 중 이목을 크게 모으고 있는 것은 혼령출몰 같은 불가사의한 내용들. 최근 이같은 성격의 시청자 제보가 몰려들고 있지만 과연 이 중 어떤 자료에 「다큐멘터리」라는 이름을 붙여 방송해야 할지 제작진의 고민이 크다. 먼저 제작진이 마련한 기준 가운데 하나가 불가사의한 체험을 겪은 당사자가 직접 증언하고 주변에서 방증을 보탤 수 있어야 한다는 것. 탤런트 이창훈이 95년 필리핀에서 「전쟁과 사랑」 촬영중 팍상한호텔 객실에서 목격한 2명의 여성 혼령 이야기가 이같은 기준에 맞아 방송됐다. 당시 스태프와 엑스트라들도 비슷한 체험을 털어놓은 것. 자살한 아내의 제삿날만 되면 집안의 황소가 연이어 죽었다는 장모씨(충북 제천)의 이야기도 마찬가지. 소들의 죽음과 장씨의 두번째 부인이 전처의 원혼을 달래기위해 굿까지 벌였다는 증언을 받고서 촬영에 들어갔다. 이같은 조건에 맞지 않아 취재중 탈락한 소재도 적지 않다. 전남 영광 동천저수지에 비극적인 연인들의 혼령이 출몰했다는 제보가 그중 하나. 인천의 모학원강사가 제보한 이 괴담은 당사자가 실지 체험 후 부친으로부터 내막을 전해들었다고 밝혔음에도 경찰서 등에 사실관계를 취재한 결과 방증이 없어 채택불가로 결론났다. 그러나 「자극적인 제보이긴 하지만 아마 픽션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취재한 결과 더 충격적인 내용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 채택된 것도 있다. 경남 거창의 한 가옥에 이사간 집안이 이유없이 아버지와 자식, 애완견을 차례로 잃고 굿하러 간 무당마저 도망쳐버렸다는 제보가 그것. 제작진은 『취재 결과 이 집에는 이같은 비명횡사나 가산탕진의 전례가 세차례나 더 있어 소재로 전격채택했다』고 밝혔다. 충격적인 미스터리를 취재해보니 허탈한 우연의 일치일 뿐 불가사의는 아니라는 결론이 나 이 과정을 그대로 제작한 경우도 있다. 24일 앙코르 방송되는 「두부에 새겨진 비밀」이 그것. 방송가에서는 이같은 내용들이 「다큐멘터리」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애매한 점이 적지 않지만 이 프로가 「한국판 X파일」 「현대판 전설의 고향」으로 역할하는 데는 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