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錫珉 기자] 최근 LG EDS시스템에서 펴낸 체험수기집 「눈물젖은 키보드 그리고 그후」에는 컴맹에서 컴도사가 되기까지의 웃지못할 사연들이 담겨 있다. 이 책은 회사창립 10주년을 기념해 사원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가졌던 공모전에 나온 수기를 모아 펴낸 것. 컴퓨터를 켜는 방법만 겨우 알았던 유상훈씨(LG EDS시스템 해외사업팀)의 입사 동기는 오직 「컴도사가 되어보겠다」는 것. 그의 컴맹 탈출기엔 「백문(百聞)이 불여일타(不如一打)」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백번 듣는 것보다 한번 (키보드를) 두드리는 게 낫다는 어떤 선배의 말을 인용한 것이다. 그는 며칠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애인에게 자랑했다가 그녀가 이미 알고 있다는 사실에 얼굴 붉혔던 일을 고백했다. 동료들 몰래 여러날 공부를 했는데 자신이 아는 것이 고작 한강의 물 한 바가지였다는 생각에 몰래 눈물을 삼켰다는 것. 사내 컴퓨터 교육기간중 「고추장」 「땡5분전」이라는 별명을 얻은 한기호과장(기술대학원 과정개발팀)의 사연도 재미있다. 그는 키보드를 두드리는 모습이 고추장을 찍어먹는 것과 흡사했고 과제를 항상 마감 5분전에 제출해 이런 별명을 얻었다는 것. 제목으로 뽑힌 「눈물젖은 키보드」는 교통사고를 당해 중상을 입은 오빠를 병원에 두고 프로젝트에 참가했던 K씨의 눈물겨운 사연에서 따왔다. 단둘이 객지에서 살던 터라 오빠에 대한 정이 각별했지만 일 때문에 병간호를 할 수 없었다. K씨는 오빠 생각에 키보드 위에 눈물을 쏟으면서도 프로젝트를 위해 며칠밤을 새웠고 아침이면 잠시 쉬지도 못하고 병실로 달려갔다. 그의 정신력과 책임감에 하늘이 감동한 걸까. 오빠는 결국 의식을 되찾았고 그의 팀은 더 큰 프로젝트를 따내는 감격을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