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鄭勝豪 기자] 순천지역이 일명 「도깨비불」로 불리는 산불망령에 휩싸여있다. 92년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무려 1백여차례 산불이 났던 순천에 지난24일 밤 방화로 추정되는 산불이 또 발생, 관계당국에 도깨비불 비상이 걸렸다. 순천시와 경찰은 방화범을 검거하기 위해 1천만원의 현상금을 내걸고 2, 3명씩 잠복근무조를 편성해 감시활동에 나섰으나 용의자 윤곽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 산불이 난 곳은 순천시 석현동 비봉산 골짜기로 지난해 10월 참샘약수터 인근 산불이후 이곳에서만 21번째 발생한 것으로 주민들은 되살아난 산불망령 때문에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산불은 낙엽을 긁어 모은 곳에 과일박스나 라면상자로 바람막이를 한뒤 안쪽에 종이로 감싼 초나 모기향을 꽂아 불이 타들어가면서 발화되도록 해 방화수법이 3년전과 흡사했다. 이는 촛불이나 향에 불이 붙고 1∼2시간 뒤에 낙엽에 옮겨붙도록 시간을 조절하고 등산로 아래쪽에 20∼30m간격으로 박스를 설치해 같은 시간에 일제히 발화되도록 하는 지능적 수법으로 조기에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순천시 관계자는 『92년이후 도깨비불로 20여㏊의 임야가 소실됐다』며 『야산에서 잠복근무를 하고 있으나 면적이 워낙 넓고 심야시간대에 산불이 발생해 범인 색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