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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조수미,「검은 도미노」서 청아한 목소리 자랑

입력 | 1997-01-29 20:18:00


[劉潤鐘기자] 조수미가 검은옷의 수도원장 후보 앙젤르로 변신했다. 오페라 거장 리처드 보닌지의 지휘로 데카에서 출반된 오페라 「검은 도미노」 전곡음반에서 주연을 맡은 것. 작년 조수미가 내놓은 「디어 아마데우스」음반을 들은 팬들은 『그의 음성이 더 투명해진 대신 다소 무거워졌다』고 말했지만 이번의 「검은 도미노」에서 조수미는 예전처럼 유연하고 한없이 가벼운 목소리를 마음껏 과시했다. 「검은 도미노」는 19세기 중반에 활약한 프랑스의 희극오페라 작곡가 오베르의 중기 작품. 오늘날에는 거의 잊혀져 있지만 경묘하고 활달한 필치로 당대에 큰 인기를 얻었던 오베르의 개성이 잘 나타난 오페라다. 여왕의 사촌인 수녀 앙젤르가 우여곡절끝에 성직자의 길을 포기하는 대신 진실한 사랑을 찾게 된다는 것이 극의 줄거리. 이 작품은 여느 오페라보다 주역 소프라노의 비중이 큰 작품으로 「아름다운 이네스」 「멋진 밤이었네」 등 앙젤르가 부르는 수많은 아리아 및 중창이 전 3막을 끊임없이 수놓고 있다. 「아름다운 이네스」에서 폭이 큰 비브라토와 얇게 띄우는 듯한 독특한 조수미의 노래결은 앙젤르를 완벽히 자신의 모습으로 소화해내고 있다. 지휘자 보닌지의 존재도 이 음반의 성가를 높여주는 한 요소. 잉글리시 챔버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보닌지는 데카 레이블로 수많은 오페라 명반을 내놓은 오페라 전문지휘자이자 대 소프라노 조안 서덜랜드의 남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보닌지의 지휘봉이 그려내는 산뜻한 설계는 도니제티 베르디 등 오페라의 「주류」에 속하는 작품에서 뿐 아니라 오베르 등 19세기 전기 작곡가들의 가벼운 작품에서도 한결같은 정평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