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산업 외환 조흥은행 등 한보철강의 주요채권 은행장 4명이 검찰에 의해 출국금지조치를 당한데 이어 은행감독원의 특별검사가 전격적으로 착수되면서 은행권에 위기감이 팽배하다. 검찰이 전직도 아니고 도주의 우려가 없는 현직 행장까지 출국금지대상에 포함시킨데 대해 금융가는 검찰수사가 무차별로 닥칠 것을 예상하며 긴장하고 있다. 申光湜(신광식)제일은행장 金時衡(김시형)산업은행총재 禹찬목조흥은행장 張明善(장명선)외환은행장은 출국금지 다음날인 29일 외부행사스케줄을 취소한 채 집무실에서 검찰소환에 대비해 실무자들과 장시간 협의를 하면서 초조한 시간을 보냈다. 산업은행의 경우 이날 오후 한보담당임직원이 검찰에 소환되자 극도로 긴장된 분위기. 특히 산은관계자들은 「산은이 한보대출을 주도했다」는 언론보도가 확대되자 『다른 채권은행들이 자신들이 빠져나가기 위해 우리 발목을 잡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은행간부들도 은행장과 관련 임직원이 어떻게 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모습들이다. 금융계인사들은 「도주의 우려가 없는」 전 현행장들을 출국금지시킨 일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이번 검찰수사의 강도가 예상외로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때문에 검찰이 이들 행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하기 위해 출금시켰다고는 하지만 단지 참고인 조사수준에서 끝날 것으로 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은행관계자들은 검찰조사가 혐의입증이 어려운 「대출외압」보다는 「뇌물수수」증거에 초점이 맞춰질 수 밖에 없고 이렇게 되면 「힘없는」 은행장들이 결국 다치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금융계는 특히 대출외압여부를 가리지 못한다면 鄭泰守(정태수)한보그룹총회장과 일부 은행장들간에 이뤄진 금융비리 차원에서 조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 벌써부터 금융가에는 주요 「채권은행장중 2, 3명이 희생양으로 구속될 것」이라는 설이 나도는 등 분위기가 흉흉하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렇게 하고 금융개혁을 하겠다고 하는 것은 산에가서 고기를 잡는 꼴』이라며 『무리한 대출을 가능하게 한 관치, 정치금융을 없애는 것이 금융개혁의 첫걸음』이라며 흥분했다. 여기에다 은감원이 29일 특검에 나서자 이들 은행은 실무자들도 다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하고 있다. 한 은행직원은 『정기검사에서 적발하지 못한 것을 놓고 다시 검사한다고 나오겠느냐』며 『그러나 은감원 특검이 정치적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인 만큼 해당은행중 다치는 곳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白承勳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