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홍기자] 뉴스가 전달되는 순간의 앵커 뒤쪽 풍경은 어떤 것일까. 뉴스전달은 세분화된 작업속에 분초를 다투며 이루어진다. 최근 어느날 밤 MBC 보도국. 9시 뉴스데스크 이인용앵커는 8시50분 분장한 얼굴을 손질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5분전. 보도국장과 각 부장들의 회의끝에 작성된 뉴스순서 목록을 살펴보던 김지은 앵커와 김철호 뉴스데스크 편집부장도 각각 앵커석과 뉴스센터 조정실로 향했다. 조정실 정면에는 화면을 통해 앵커진이 비춰지고 경쟁사인 KBS SBS의 화면과 초시계도 설치돼 있다. 조정실 인원은 10여명. 이들은 프롬프터(진행자가 자막을 읽을 수 있도록 비춰주는 장치)입력, 편집기 자료화면 입력, 카메라조정 등을 하고 있다. 조정실과 앵커석은 커다란 유리벽으로 가로막히고 두 공간은 마이크로 연결돼 있다. 앵커석에는 재채기 등 돌발사고를 대비한 마이크차단 버튼도 장치돼 있다. 남은 시간 1분여. 이인용앵커는 자신이 읽을 뉴스를 연습한다. 갑자기 이앵커의 목소리가 들린다. 『프롬프터,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 외국사람반응중 「잘 가꿔진 대회시설에 놀라고」로 손질해주세요』 앵커는 기사소개말 뉴스첫인사와 끝인사 등을 직접 작성한다. 『무주, 자료화면과 제목 준비됐지』 『지금 가져오고 있습니다』 조정실이 분주해진다. 9시. 『여러분 안녕하십니까』로 인사말. 그동안 편집기에 자료화면이 입력되고 편집요원이 버튼위에 손가락을 얹고 기다린다. 앵커의 인사말이 끝나는 순간 뉴스PD의 「스타트」소리와 함께 편집요원이 버튼을 누른다. 기자의 리포트 시작과 동시에 자료화면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기사마다 앵커가 소개말을 하는 동안 조정실에서는 편집기에 자료화면을 넣고 「스타트」소리를 기다린다. 갑자기 김철호부장의 목소리가 들린다. 『기사 23번, 단신 3번, 4번 삭제』 1분∼1분30초로 정해진 보도시간을 누군가 어겨 전체 보도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에 부득이 몇몇 기사를 빼야하는 상황이 생긴 것. 이때 진행상황을 살펴보던 편집부장이 순간적으로 판단을 내려야 한다. 9시47분9초. 이앵커가 「북한은 환경오염에 신경쓰라」는 요지의 뉴스 끝맺음말을 시작한다. KBS도 동시에 끝맺음말을 하는 모습이 비친다. 『오늘은 됐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각 방송사는 매일 뉴스돌입과 끝맺음때 「몇 초」를 다툰다. 뉴스시작이 늦으면 뉴스시청률이 떨어지고 뉴스가 늦게 끝나면 후속프로그램이 타격을 입는 경향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