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鍾來 기자] 인터넷을 모르면 영화조차 보기 힘든 세상이다. 지구촌을 잇는 인터넷이 점차 널리 쓰여지면서 최근 선보이는 영화마다 인터넷 얘기가 화두로 자주 등장한다. 컴퓨터를 잘 알면 흥미를 더하지만 컴맹에게는 영화 감상조차 곤혹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인터넷을 테마로 한 영화는 때때로 개발자들에게 신기술 개발을 위한 영감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인터넷 영화」의 효시로는 단연 샌드라 불록 주연의 「네트」. 미모의 여성 프로그래머 안젤라가 인터넷 프로그램으로 위장된 미 연방정부의 기밀 정보 시스템이 담긴 디스켓을 우연히 얻는데서 사건이 전개된다. 그녀의 존재는 인터넷을 통해 완전히 제거된다. 「코드명J」는 인터넷의 미래를 예언한 작품. 2020년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사이버펑크작가 윌리엄 깁슨의 소설 「메모리배달부 조니」를 원작으로 한 작품. 정보가 바로 돈인 미래 사회에 주인공은 자신의 뇌를 하드디스크처럼 이용하는 정보밀수꾼으로 그려진다. 사람의 뇌와 인터넷이 연결되어 정보를 검색하는 장면이 압권이다. 톰 크루즈 주연의 「미션 임파서블」은 인터넷을 이용한 불법 거래의 현장을 보여준다. 미국 비밀첩보요원의 명단을 요구하는 무기상 「맥스」와의 비밀스런 접촉과 거래가 모두 인터넷을 통해서 이뤄진다. 연쇄살인범과 정신분석학자의 숨가쁜 두뇌 싸움을 그린 영화 「카피캣」은 사건 해결의 실마리로 인터넷을 이용한다. 연쇄살인범 피터는 컴퓨터마니아로 헬렌박사(시고니 위버 분)에게 살인 예고 전자메일을 보낸다. 피터는 추적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 프로그램을 파괴하는 「논리폭탄」까지 심어놓는다. 광장공포증에 시달리는 헬렌박사는 밖에 나가지 못하고 PC 3대를 놓고 채팅과 온라인 게임으로 무료한 시간을 달랜다. 국내 영화로는 이정국감독의 「채널 식스나인」에서 처음으로 인터넷 홈쇼핑과 금융망 해킹 등의 기술을 보여줬다. 직장 상사의 성추행을 그렸던 「폭로」가 실리콘그래픽스의 지원으로 제작되었던 것도 흥미롭다. 실리콘그래픽스사는 이 영화를 통해 첨단 그래픽 기술과 화상전화 시스템은 물론 인터넷 가상현실 「VRML」 기술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밖에 정보 보안을 다룬 영화로는 「스니커즈」 「해커스」 등이 유명하다. 인터넷 강사 안진혁씨는 『인터넷같은 네트워크 문화가 생활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한 현상』이라며 『영화 속에 비쳐진 인터넷이 과장된 사례도 많아 일부 사람에게 환상을 심어주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