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태 기자] 「산소같은 컴퓨터, 상상력의 불을 지펴 드립니다」. 산소의 이미지를 컴퓨터이름에 채용한 독특한 마케팅전략이 등장했다. 미국 실리콘그래픽스사(SGI)가 모든 제품이름의 첫글자를 O(Oxygen·산소)로 통일시킨 것. 제품에 독특한 이름을 지어 붙이는 것은 최근 컴퓨터 업계의 유행이지만 개인용 워크스테이션에서 슈퍼컴퓨터에 이르는 모든 제품이름 첫글자를 통일한 것은 보기 드문 일. 이 회사는 수년전 공상과학영화 「쥬라기공원」의 컴퓨터그래픽을 제작해 널리 알려졌지만 예전부터 특이한 작명법으로도 관심을 끌었다. 그래픽처리 전문컴퓨터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그래픽과 관계있는 이름을 지었던 것. 「산소전략」을 채용하기 전까지는 제품에 그래픽처리에 강한 컴퓨터라는 이미지를 풍길 수 있게 색깔의 이름을 붙였다. 쪽빛 「인디고」, 검정색 「오닉스」 등이다. 이들 제품은 이름뿐만 아니라 컴퓨터 케이스와 모니터까지 같은 색깔로 만들어 독특한 외관을 지녔다. 새로운 작명법은 「산소처럼 색깔 냄새 맛이 전혀 없어서 느낄 수는 없지만 어디에나 있고 꼭 있어야 한다」는 이미지를 불어넣기 위한 것. O를 붙인 제품은 「O2」 「옥테인」 「오닉스」 「오리진」 등 모두 네가지. 이 가운데 최근 새로 발표한 옥테인은 휘발유(옥탄)성능을 표시하는 단위.자동차 로켓 등에서 이용하는 연료의 성능을 제품이름에 붙임으로써 「폭발적」인 처리성능을 가진 컴퓨터라는 이미지를 전달하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