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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방송사들, 방영중간 광고허용 요구

입력 | 1997-02-11 20:17:00


[박원재 기자] 「술과 간장약의 TV광고 전면허용」 「중간CM의 도입」 「방송광고요금의 인상」. 현행 방송광고의 틀 자체를 바꾸기에 충분한 핫이슈들이다. 방송계 및 관련기관들이 이른바 「3대 쟁점」의 실시 여부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광고를 주수입원으로 삼는 방송사측은 조속한 실시를 주장하는 반면 정책결정 당사자인 방송위원회 방송광고공사 공보처 등은 시청자들의 반발을 의식해 난색을 보이고 있는 것. 방송광고를 둘러싼 논란은 전국 32개 방송사를 회원으로 하는 한국방송협회가 최근 「지상파 방송계 당면 현안 개선책」이라는 제목의 건의문을 통해 공식 거론하면서 시작됐다. 방송사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되고 있는 방송광고 불황의 타개책이라는 명분으로 이같은 건의문을 내놓았다. 요구사항중 눈길을 끄는 것은 방송광고 허용 범위의 확대. 현재 주류광고는 알코올도수 17도 이하의 술에 한해 밤10시 이후 방송이 허용되고 있으며 간장약은 95년4월부터 광고방송이 금지돼 왔다. 술과 간장약 광고의 규제완화는 방송위원회 심의규정을 고쳐야 하는 사안. 그러나 방송위는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방송위 관계자는 『방송사 수입도 중요하지만 국민건강과 청소년 정서에 미칠 부작용을 좀더 심각히 고려해야한다』고 말했다. 방송위는15,16일 새로 구성된 방송위원 9명이 상견례를 갖는 자리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프로그램 방영 도중에 광고를 내보내는 중간CM은 방송법 시행령을 통해 금지해 왔다. 방송협회는 이에 대해 『일부 케이블TV에서 중간CM을 내보내는 만큼 공중파TV도 같은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리모컨 사용이 보편화하면서 기존 TV광고의 효과가 떨어지는 것도 중간CM 도입을 주장하는 요인이라는 분석. 공보처는 그러나 중간CM을 허용할 경우 시청자들의 반발이 불보듯 뻔할 것이라는 점에서 결론을 못내리고 있다. 또 방송광고공사는 광고요금을 올리고 프라임시간대를 늘려달라는 방송사측의 요구에 시달리는 실정이다. 그러나 공사 역시 경기침체 시기에 요금을 올릴 경우 쏟아질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 듯 광고주와 방송사 양쪽의 눈치만 보는 모습. 미디어 전문가들은 『방송사들이 방만한 내부조직은 그대로 둔채 광고료 인상이나 중간CM 등으로 손쉽게 돈을 벌려는 것은 지극히 안이한 발상』이라며 『광고불황을 탓하기에 앞서 경영합리화부터 신경써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