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진 기자] 입맛이 서구화된 신세대들이 즐기는 대표적 음식중의 하나인 피자. 본래 이탈리아 음식이지만 피자헛 등 미국의 피자회사들에 의해 세계적으로 대중화되면서 맛도 미국식으로 바뀌었다. 국내 피자전문점에서 파는 피자가 대부분 미국식인 것도 이 때문. 최근 국내에서 이탈리아 음식들이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피자도 미국식 대신 이탈리아식으로 만든 것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요즘들어 이탈리아식 피자임을 내세우는 피자점들이 잇따라 문을 여는 것도 이런 흐름을 반영하는 것. 「피자를 더 이상 오두막이나 여인숙에서 즐기지 마십시오」라는 광고문구로 은근히 기존의 미국식 피자를 공격하며 「본고장 맛」을 강조해온 「베키아이태리」는 이달 초 서울 목동에 2호점을 냈고 지난해 이화여대 후문에 1호점을 연 「제시카 피자」는 올초 이미 3호점까지 열었다. 지난해 압구정동에 문을 연 「삐에뜨로피자」도 이탈리아식을 내세운 피자점. 미국식 피자를 취급해 왔던 「피자삐아띠」는 이탈리아식 피자를 찾는 고객이 주로 강남지역에 많다고 판단, 올초부터 논현점에서 이탈리아식 피자에 대한 테스트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이탈리아식 피자의 특징은 기름기가 적고 맛이 담백하다는 것. 미국식 피자가 기름기가 많고 치즈맛이 강한 반면 이탈리아식 피자는 기름기와 치즈가 적어 맛이 깔끔한 편. 미국식 피자는 기름을 두른 팬에 반죽을 넣어 오븐에서 구워내지만 이탈리아식 피자는 화덕 한쪽에 피자반죽을 놓고 2,3분간 구워내 기름기가 적다. 국내에서는 서울 목동에 있는 베키아이태리가 유일하게 화덕에서 구운 정통 이탈리아식 피자를 내고 있다. 호텔의 이탈리아식당이나 최근 성업중인 이탈리아식 피자점에서는 화덕이 아닌 오븐을 사용하긴 하지만 미국식과 달리 기름두른 팬에 담지 않고 석쇠처럼 생긴 망위에 반죽을 놓고 구워 기름을 최대한 뺀다. 이탈리아식과 미국식의 또 다른 차이점은 모양. 미국식 피자의 경우 대부분 반죽의 가장자리를 두껍게 해 둔덕처럼 높게 올린 뒤 그 안에 치즈와 토핑을 많이 얹는다. 이탈리아식 피자는 둔덕부분이 거의 없고 소스와 치즈를 2㎜정도로 얇게 깔아 미국식에 비해 양이 적은 편. 이는 본래 피자가 주요리로 먹는 음식이 아니라 전채요리(에피타이저)나 간식정도에 해당하기 때문. 모양도 둥근 형태뿐만 아니라 반달모양, 길쭉한 모양 등 다양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것은 「반달피자」로 불리는 칼조네다. 제시카피자의 마케팅담당 박용규차장은 『20,30대 젊은 여성들이 주로 찾는다』며 『기름진 음식 대신 가볍고 담백한 맛을 선호하는 추세와 잘 맞아떨어져 이탈리아식 피자가 인기를 끄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