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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가는 여성]결혼이벤트社 운영 임선영씨

입력 | 1997-02-23 20:07:00


[박중현 기자]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직접 「연출」한 결혼식에서 행복한 한쌍의 신혼부부가 탄생하는 순간 힘들었던 준비과정은 전부 잊어버려요』 결혼이벤트업체인 「사랑만들기」의 대표 임선영씨는 따사로운 봄날 결혼하려는 청춘 남녀들을 위해 벌써부터 잰 걸음으로 뛰기 시작한다. 그는 20대 미혼여성이면서 이미 2백여건의 결혼식을 연출한 베테랑 기획자. 결혼을 2,3개월 앞둔 예비신랑 신부의 의뢰를 받아 야외촬영과 결혼식비디오촬영, 축하음악연주자와 피로연장소선정, 신혼여행계획까지 결혼과 관련된 일거리를 도맡아 처리해준다. 『「좋다는 날」에 결혼하려는 사람이 몰려서 예식장을 확보하는 게 제일 힘들어요. 고객이 원하는 결혼식이 어떤 건지 파악하는 것이 다음으로 중요합니다. 제한된 예산내에서 가장 멋진 결혼식을 만들어야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죠』 임씨는 『지난해 9월 강화도에서 치른 결혼식에서 신부입장과 함께 안개를 피워내는 드라이아이스기계의 스위치를 올렸다가 전력부족으로 식장 전체가 정전됐을 때 제일 아찔했다』고 털어놓는다. 또 미리 예약해둔 비디오촬영기사가 식이 끝날 때쯤 도착하는 바람에 계약금을 한푼도 받지못한 적도 있다는 것. 결혼시즌에는 하루 평균 1, 2건의 결혼식 준비와 진행을 총지휘해야 한다. 그는 『한순간의 실수가 신부나 신랑에게 평생의 아쉬움을 남기는 만큼 결혼식 진행에 한치의 오차도 있어선 안되지요』라며 다부진 표정을 지었다. 임씨는 전문대학을 졸업한 뒤 건설회사 비서실에 있으면서 저녁시간을 이용해 학원에서 메이크업 웨딩드레스디자인 등을 배웠다. 그후 신부화장을 부업으로 하면서 결혼관련산업은 「불황이 없는 산업」이라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 그는 반대하는 부모님을 설득해 얻어낸 자금에 저축한 돈을 합쳐 지난해 3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직원 3명의 결혼이벤트업체를 차렸던 것. 『꼼꼼한 성격과 세련된 감각을 필요로 하는 이 일은 여자에게 잘 맞아요. 또 이만큼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