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현 기자] 『미스 정, 이 서류 열장만 복사해줘』 『미스터 김, 저 지금 바쁜데요』 어떤 직장에서 나이 많은 부장이 「미스」라고 호칭하자 자존심이 센 여직원이 「미스터」라고 응수해 당황했다는 에피소드다. 기자회견에서 미국대통령에게 질문하는 기자들이 「미스터 프레지던트」라고 칭할 정도로 영어권에서는 성에 「미스」「미즈」나 「미스터」를 붙인 표현은 존칭.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상대를 낮춰 보는 호칭으로 여겨지고 있어 직장의 하급자를 부를 때도 적당하지 않다. 「군」이나 「양」도 상대를 아주 어리게 보는 느낌을 주므로 좋지않다. 상급자가 하급자를 부를 때는 남녀를 가리지 않고 성과 이름뒤에 「씨」자를 붙이면 무난하다. 직함이 있다면 「강차장」 「고대리」식으로 불러도 좋다. 하급자가 윗사람을 부르는 호칭은 더욱 예민한 문제. 직함 자체가 존중의 의미를 담은 호칭이 되므로 「님」자를 떼고 「박부장」식으로 부르는 것이 바른 용법이다. 서울대 박갑수교수(국어학)는 『그러나 「님」자를 빼면 무례하게 들릴 수도 있는 것이 현실인만큼 각 직장의 관행을 따르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더 높은 상사에게 그 아래의 상사 이야기를 할 때는 존칭이나 높임말을 피하는 것이 원칙. 예를 들면 『부장님, 이과장은 밖에 나가고 없습니다』가 맞는다. 직급은 비슷하지만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는 성에 「선배」를 붙여 부르는 정도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