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기자] 브라질축구의 「탕아(蕩兒)」 로마리우(31)가 돌아왔다. 지난 94년 미국월드컵에서 5골을 뽑아내며 브라질에 우승컵을 안겨줬던 슈퍼스타 로마리우. 오는 26일 벌어질 브라질과 폴란드의 친선경기는 그에겐 축구인생을 건 「마지막 도박」이다. 이날 그는 세계축구계의 새로운 황제로 떠오른 후배 로날도(20)와 투톱을 이뤄 재기 가능성을 시험받게 된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현란한 드리블, 위치를 가리지 않는 슈팅…. 그러나 세계가 인정하는 축구천재였던 그의 인생이 허물어지기 시작한 것은 지나친 우월감과 자기도취 때문이었다. 그는 미국월드컵이 끝나고 슬로바키아와의 친선경기에 나설 대표팀에 소집되자 『피곤하다』며 이를 거부하는 오만함을 보였다. 또 스페인의 명문클럽 바르셀로나에서 변변찮은 활약으로 다시 브라질 플라멩고로 돌아온 뒤에도 팀 동료들을 비하하는 발언을 일삼고 심지어 팬들과 반더레이 감독과도 충돌했다. 그에게 지친 감독이 그를 『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선수』라고 공공연히 비난했을 정도. 결국 명문 플라멩고는 클럽 창설 1백주년이던 95년 「말썽꾼」 로마리우 때문에 사상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으며 마침내 빅게임을 앞두고 나이트클럽에서 사고를 일으킨 그를 팀에서 쫓아냈다. 그는 같은 해 아내 모니카와 이혼한 뒤 지난해 스페인 발렌시아에 입단했지만 동료들과의 불화와 향수병으로 채 40분을 뛸 수 없는 「뚱보」로 변한채 플라멩고로 되돌아왔다. 하지만 그는 귀국후 그대로 있지 않았다. 새로운 연인 파바토와 재혼한 뒤 안정을 되찾은 그는 심기일전, 예전의 몸을 되찾았으며 올시즌 2경기에서 4골을 터뜨리는 등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그는 『서른한 살이나 된 지금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할 수는 없다』며 『98년 프랑스월드컵까지 브라질 대표팀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