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신 기자] 직장에서 단체로 받은 건강진단에서 지방간으로 통보받는 사람이 많다. 지방간은 간에 이상이 왔다는 「적신호」다. 지방간으로 진단 받고도 술을 계속 마시면 간염이나 간경화같은 보다 심각한 간질환으로 발전한다. 지방간은 경고를 받아들여 조심하면 곧 회복이 되지만 이를 무시하면 돌이킬 수 없는 화를 부른다. 강북삼성병원의 경우 지난해 이 병원에서 종합검진을 받은 사람 2만6천여명 가운데 28%가 지방간 판정을 받았다. 남자가 33%로 여자의 12%에 비해 3배나 많았고 30, 40대에 특히 비율이 높았다. 지방간은 말 그대로 간세포에 지방이 쌓이는 것이다. 지방 자체는 간세포에 해가 없지만 세포 사이에 있는 미세혈관과 임파선을 압박해 간기능이 떨어진다. 지방간의 원인은 비만과 술이 가장 많다. 당뇨 환자에게 지방간이 합병증으로 생기는 경우도 더러 있다. 뚱뚱하고 아랫배가 나온 사람을 검사해보면 대개 지방간이다. 술을 날마다 마시는 사람도 지방간일 가능성이 높다. 지방간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비만한 사람이나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이 쉽게 피로를 느끼고 오른쪽 윗배가 당기고 아프면 지방간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혈액검사 결과 콜레스테롤이나 GOT GTP 같은 간기능수치가 정상보다 높게 나오면 일단 지방간을 의심한다. 그러나 지방간인지 정확하게 알아보려면 초음파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또 간기능수치가 비정상이면 이미 지방간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지방간을 피하려면 어떻게 술을 마셔야 할까. 강북삼성병원 김병익내과과장은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간에 무리를 주지 않는 알코올섭취량은 하루 10∼20g』이라며 『이것을 술종류에 따라 환산하면 맥주 1캔, 소주 반병, 양주 2∼3잔이 된다』고 말했다. 술을 마실 때 쇠고기 달걀 등 단백질이 많고 배부르지 않는 안주를 먹는게 간에 부담을 적게 준다. 또 일주일에 이틀 이상 금주를 해서 간이 쉴 수 있는 여유를 줘야 한다. 지방간으로 판정을 받으면 적어도 한달 이상 술을 끊고 다시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비만한 사람은 하루에 1천8백㎈ 정도로 영양섭취량을 줄이고 운동으로 몸에 축적된 지방을 없애야 한다. 지방간에는 약보다 금주 식사조절 운동이 최선의 치료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