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근기자] 각 방송사의 주말 황금시간대를 차지하고 있는 쇼프로그램에는 늘 「화려함」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요란한 조명, 화려한 의상을 차려입은 톱 연예인들, 환호성을 질러대는 관객들…. 하지만 화려한 무대를 만들어내는 제작진의 제작과정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매주 1편씩의 쇼를 만들기 위해 제작진은 1주일 밤낮을 고스란히 바친다. KBS의 대표적 버라이어티쇼인 「슈퍼 선데이」(2TV 일 오후5.55)의 제작과정을 보면 월∼수요일은 「우리들의 이야기」 「여인극장」 「금촌댁네 사람들」 등 각 코너의 야외찰영을 하고 목요일은 1차 편집을 한다. 금요일 스튜디오에서 녹화를 마치고 나면 토요일 총편집을 거쳐 일요일에 방송이 나간다. 제작진이 가장 애로를 겪는 부분은 섭외. 연예인들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과거처럼 PD의 말 한 마디에 연예인들이 척척 움직여주던 시절은 이제 지났다. 『계획했던 연예인을 제대로 섭외하기만 하면 그 주 농사는 다 지은거나 마찬가지』라고 제작진이 말할 정도다. 김충PD는 『지금 국내 연예인 가운데 톱클래스는 20명 가량』이라며 『다른 방송사에서도 똑같이 이들을 원하고 있고 쇼프로그램도 한 두개가 아닌 상황이라 밤늦게까지 전화를 붙들고 있을 때가 많다』고 밝혔다. 전화만으로 안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인기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는 탤런트 배용준의 경우 담당 PD가 출연을 시키기 위해 몇달 동안 드라마 촬영장을 정기적으로 드나들기도 했다. 출연 「승낙」을 받아낸 뒤 대본을 들고 출연할 연예인을 찾아 가서 전체 내용이나 대사 등을 미리 협의해야할 때도 많다. 이 과정을 거치지 않아 촬영이 무산된 적도 있다. 「여인극장」코너에 출연하기로 돼있던 가수 김종서는 촬영지인 용인 민속촌까지 왔다가 대본을 본 뒤 『코믹한 연기는 할 수 없다』고 끝내 출연을 거부해 제작진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스튜디오 녹화도 만만치 않게 힘들다. 여러 프로그램에 겹치기 출연을 하는 연예인이 제시간에 오지 않아 녹화를 중단했다가 몇 시간 뒤 다시 시작해야하는 상황이 자주 연출된다. 가장 심했던 때는 저녁 7시에 녹화를 멈춘뒤 출연자가 도착하자 밤12시부터 다시 녹화에 들어갔던 경우. 이 때는 관객들도 제작진과 함께 기다려야하는 신세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