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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아카데미賞후보 「잉글리시…」-「파고」내달 개봉

입력 | 1997-02-26 20:15:00


[박원재기자] 올해 미국아카데미작품상후보에 오른 화제작 두편이 3월 중순 나란히 국내에 소개된다. 「잉글리시 페이션트」(앤서니 밍겔라 감독)와 「파고」(조엘 코엔 감독)는 얘기를 풀어가는 스타일이나 소재, 인간형 묘사 방식이 판이하게 다른 작품. 12개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잉글리시 페이션트」는 극한상황속의 남녀 사랑을 고전적 기법으로 그리는 반면 7개 부문 후보작 「파고」는 주부납치 살해극을 통해 인간의 폭력적 본능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그러나 상업성과 작품성을 두루 요구하는 아카데미 예심을 통과한 작품답게 두 영화는 주제전달이 분명하고 완성도도 뛰어나다. 「잉글리시…」에서 그려지는 것은 시공간을 달리하는 두개의 사랑이야기. 중심축은 2차세계대전 직전 사하라 사막에서 펼쳐지는 헝가리 탐험가 알마시(랄프 파인즈)와 기품있는 영국 유부녀 캐서린(크리스틴 스콧 토머스)의 만남과 이별이다. 「잉글리시…」는 전쟁 직후 중화상을 입고 이탈리아 수녀원에 후송된 알마시가 간호사 한나(줄리엣 비노시)에게 자신의 색다른 경험담을 들려주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알마시의 회상이 소개되는 틈틈이 이곳에 주둔한 인도인 장교와 한나의 사랑이 오버랩되면서 영화는 두가지 빛깔의 사랑을 아우르게 된다. 이 영화의 강점은 연출력. 영국출신 밍겔라 감독은 얼핏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에피소드를 한편의 장편영화로, 삭막한 사막풍경을 애절한 사랑의 무대로 바꾸어내는 역량을 발휘했다. 「파고」는 10년전 미국 미네소타에서 발생했던 실제 사건을 소재로 삼아 기상천외한 풍자와 재치를 선보인다. 빚에 쪼들린 자동차 세일즈맨 제리(윌리엄 메이시)가 부유한 장인의 돈을 뜯어내기 위해 폭력배 칼과 피터에게 아내의 납치를 사주하는게 발단. 속도위반으로 검문받은 칼 일행이 경관과 목격자를 살해하면서 사태는 꼬이기 시작한다. 사소한 일상에서 출발한 해프닝이 엽기적인 연쇄살인 사건으로 이어지지만 영화의 톤은 기괴스러움보다는 오히려 경쾌한 느낌이 주를 이룬다. 눈여겨볼 점은 사건해결의 주역으로 만삭의 여자경찰관 마지(프랜시스 맥도먼드)를 내세운 부분. 실험성 있는 영화로 젊은 층을 열광시켜온 조엘과 에뉩旼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