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차수기자] 『일본인의 80%가 천황제를 계속 유지하는 것에 찬성한다는 조사결과가 있습니다. 1천년이상 지속된 천황제가 일본인들의 의식속에 지하수맥처럼 흐르면서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천황제 속에 감춰진 비밀과 일본인들의 의식의 이면을 살펴보면 일본을 좀더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일본인과 천황」(고려원)을 펴낸 서현섭 파푸아뉴기니주재대사는 일본인들의 정치의식이나 사회 의식 등을 파악하는데 있어서 천황이 중요한 키워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있다」와 「일본인의 에로스」라는 저서를 통해 일본 이해를 위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해 온 일본통 외교관인 서대사는 이번에 세번째 펴낸 일본론에서 천황과 관련된 각종 자료와 다양한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있다. 일본인들은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정치적 필요에 따라 천황을 현인신(現人神)으로 격상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인간으로 변신시키기도 했다는 것. 「고사기(古事記)」와 「일본서기(日本書紀)」에는 태양여신의 자손이 기원전 660년에 나라를 세우고 천황으로 즉위했다는 기록이 있으나 일본인들은 이러한 과거가 상상력에 의한 조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부정하지 않은채 교육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유일신을 섬기는 종교가 없던 일본에서 천황이 종교의 역할까지도 함께 맡아왔다는 게 서대사의 분석이다. 한편 일본은 명치유신 이후 등 대외팽창을 꾀할 때는 천황을 떠받들면서 사고와 행동의 구심점으로 삼아왔음이 역사적으로 극명하게 드러난다. 특히 천황제의 부침에 따라 우리나라도 많은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천황제를 둘러싼 일본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서대사의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