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태 기자] 6일 타계한 작가 이태(본명 李愚兌·이우태)씨는 분단 비극의 산 기록인 「남부군」의 저자다. 젊은 시절 신문기자였던 그는 한국전쟁이 터지자 북한 중앙통신의 일원이 됐으며 곧 빨치산 활동을 하게 됐다. 그는 「남부군」에 들어간 후 『인간스런 동지애가 모든 이념적 갈등을 뛰어넘는 광경을 지켜보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비극의 사령관 이현상」 등의 기록물을 통해 북한 권력에 의해 거세당하는 남로당의 비운을 남기기도 했다. 이씨는 전쟁이 끝날 무렵 토벌군에게 붙잡혔으나 중학동창이었던 군고위간부를 만나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남원수용소에서 나온 후 정치인 정해영(정해영)씨의 연탄공장에서 연탄을 받아 팔던 그는 정씨의 여행기를 대필해준 인연으로 정가에 등장, 민정당(민정당·후에 민중당) 전국구의원이 됐다. 뒷날 민주산악회 산악대장을 지냈으며 「민추협」에서 최루가스를 마시며 군사정권 반대운동을 벌이다 정치규제자가 되기도 했다. 「남부군」 발표 이후 「칠순의 문학청년」으로 창작을 재개, 「전쟁사의 언덕」 「시인은 어디로 갔는가」 등의 작품을 썼다. 그는 이들을 묶은 작품집 출간을 눈앞에 두고 갑작스럽게 타계, 문인 친지들을 안타깝게 했다. 발인 15일 오전9시반, 장지 마석 모란공원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