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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 매듭 풀리다 안기부法 돌출로 다시 엉켜

입력 | 1997-03-07 19:57:00


[이철희기자] 성사가 점쳐지던 노동관계법의 여야단일안 마련이 7일 또다시 늦춰진 데는 무엇보다 안기부법의 재처리문제가 「암초」로 작용한 때문이다. 노동관계법은 여야간 「명분싸움」이 계속되고 있지만 정치적으로는 무효화를 선언하면서 형식은 재개정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공통인식이다. 또 노동관계법의 법안협상도 6일까지의 검토소위에서, 그리고 여야간 물밑접촉을 통해 노동관계법 단일안의 윤곽을 잡아가고 있었다. 비록 정리해고제의 해고요건 등 미합의쟁점에 관한 여야간 이견은 여전하지만 결국 막판 「주고받기」식으로 일괄타결이 이뤄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여야 모두가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여야는 3당 정책위의장 陳稔(진념)노동부장관 李肯珪(이긍규)환경노동위원장 등 「5자회의」에서 대략의 타결방향을 잡았다. 특히 국민회의 李海瓚(이해찬)정책위의장과 진장관은 지난 주말 잠정합의를 이끌어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들은 처리시한까지 최종 타결을 늦춘 채 7일 회의를 끝내고 말았다. 어차피 처리시한이 늦춰진다면 미리 합의안을 마련해놓고 이해당사자인 노사 양측의 반발을 살 이유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이날 5자회담에서는 노동관계법 단일안에 대한 대략적인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여야는 변형근로시간제의 1일 근로상한선을 11시간으로 합의했고 단체협약유효기간 등 몇몇 세부쟁점에 합의했다. 또 노조전임자 임금지급문제는 일단 야측이 제시한 노조기금마련안에 대해 여야가 「정치적 선언」의 선에서 타결을 지은 듯하다. 또 해고조합원의 자격문제나 노동쟁의에 권리분쟁까지 포함시킬 지의 문제는 여야가 하나씩 양보하는 선에서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리해고제의 경우 기업의 양도 인수 합병도 해고사유로 볼 것이냐의 문제는 추후 논의하기로 했지만 여당이 적절한 남용방지책을 제시하면 야당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노동관계법 여야단일안은 안기부법에 대한 여야간 절충이 이뤄지고 그 처리시한이 언제로 결정되느냐에 달려있는 셈이다. 그러나 노동관계법의 처리를 마냥 늦출 수만은 없는 상황이어서 일단 안기부법과 상관없이 노동관계법 먼저 처리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야권에서도 「연계처리」(국민회의) 「분리처리」(자민련)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