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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초점]「불황 찬바람」체육계도 『덜덜』

입력 | 1997-03-09 19:47:00


[이훈기자] 스포츠계에도 불황의 찬바람이 거세다. 재정경제원은 대한체육회가 문화체육부의 승인을 요청한 올해 국고보조금 3백19억원(전체예산 5백62억9천만원)중 급식비와 인건비를 제외한 업무추진비 일반사업비 등 모든 부문에서 12.5%를 일괄 삭감했다. 이는 김영삼대통령이 연두 기자회견에서 밝힌 공공부문 예산 1조원 절감 계획에 따른 것. 때문에 내년 방콕아시아경기를 앞두고 대표선수 전력강화를 위해 돈을 쏟아 부어야 할 체육회나 선수촌, 재정이빈약한협회들은 곤혹스런표정을 감추지못하고 있다. 선수촌은 그동안 대폭 인상을 요구해온 감독 코치들의 임금을 6%인상에서 묶는 한편 관례적으로 주말에도 지급되던 하루 1만5천원의 급식비와 숙박비(9천원)를 없앴다. 또 메달 유망종목에 지급되던 해외전지훈련비, 국제대회 출전비 등 대표선수 강화훈련비가 54억원에서 12.5%인 6억7천5백만원이 삭감됨에 따라 전지훈련 일정을 축소하고 국제대회 파견 규모를 크게 줄였다. 내년 방콕아시아경기에 14종목이 추가돼 90년대들어 최대규모이며 평소보다 2백명이나 많은 1천96명의 대표선수가 입촌하는 바람에 태릉선수촌은 이들을 먹이고 재우는 것만으로도 버거운 상태. 조정의 경우 메달 획득 전망은 거의 없고 규모(35명)만 커 「눈칫밥」 설움이 여간 아니다. 한보가 회장사를 맡고 있는 하키협회의 경우는 사정이 더욱 딱하다. 매년 10억원의 지원금을 내던 한보가 부도사태로 지원금을 끊은데다 체육회 지원금마저 줄어 임원들의 사재를 털어 간신히 대회를 치르고 있는 상태. 태권도협회는 올해 처음 기획했던 대표팀 유럽전지훈련 계획을 체육회의 지원 거부로 취소했다. 협회는 스페인 프랑스 등 수준이 급격히 향상된 유럽 각국을 순회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으나 체육회로부터 『종주국이 해외전훈을 가야 하느냐』는 핀잔만 들었다는 것. 역도연맹도 올해부터 각종 세계대회에 입상이 가능한 「정예 선수」만을 출전시킬 방침이다. 협회는 그동안 선수들의 사기진작 차원에서 후보들도 동행시켰으나 올해부터 이같은 혜택은 전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