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식 기자] SBS가 지난 7일 서울지방법원에 탤런트 최진실을 상대로 출연정지가처분신청을 제출한 것은 「스타 독점」을 위한 방송사 간의 피튀기는 경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최진실은 지난해 60분물 1회를 기준으로 출연료 3백만원에 SBS와 전속계약을 경신했고 현재 1백16회의 출연분이 남아 있다. 그가 타사 드라마에 출연할 수 없는 전속상태임에도 불구하고 10일 첫회가 방영되는 MBC 미니시리즈 「별은 내 가슴에」(월화 밤9.50)에 출연하자 SBS가 「법대로 하자」며 걸고 나선 것이다.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최진실은 MBC 드라마의 출연을 포기해야 하며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최소 10억여원 이상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MBC측은 가처분신청 이후 대책회의를 갖는 등 고심하고 있지만 묘책이 없어 난감해하는 표정이다. 지난 7일 「별은…」의 시사회를 개최한 데 이어 드라마의 상당 부분을 촬영해 최진실이 없는 드라마는 이미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SBS와 MBC의 꾸준한 물밑접촉에도 불구하고 끝내 법정문제로 번진 것은 SBS의 최진실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고. SBS의 한 관계자는 『파격적이라는 방송사 안팎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회당 3백만원의 출연료로 재계약, 계약 이행을 촉구했지만 반응이 없었다』면서 『이번 조치는 지금까지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사실 최진실의 MBC 드라마 출연은 명백한 계약위반이다. SBS의 거듭된 경고에도 MBC가 최진실을 출연시킨 것은 시청률 경쟁으로 인기있는 스타급 연기자가 필요한 방송사의 속사정이 깔려 있다. 최진실의 매니저 김정수씨는 『SBS의 양해로 타방송사에 출연한 전례가 있고 모든 문제를 처리해 주겠다는 MBC의 구두약속을 믿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최진실 이병헌 등 몇몇 전속위반 사례가 있었지만 연기자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여서 TV 3사는 이를 대부분 묵인해 왔다. 이와 함께 주요 연기자를 독점적으로 묶어두는 전속계약제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방송가에서는 이번 최진실 사건이 전속계약제 남발과 시청률 과당경쟁의 결과라는데 동의하면서 그 귀추를 눈여겨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