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특별취재반] 『5㎞를 2시간만에 완주했지만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6세때 뇌종양 수술을 받고 시력을 잃은 김민석군(11·인천 혜광초등교)은 16일 어머니의 손을 잡고 동아마라톤 마스터스 5㎞를 완주한 뒤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김군은 2㎞ 지점에서 잠시 걸었으나 도로에 서있던 시민들이 「힘내라」며 박수를 보내자 다시 어머니의 손을 끌며 달렸다. 김군의 어머니 이명숙씨(31)는 아들의 「투지」에 감격해 연방 손수건으로 눈주위를 훔쳤다. 김군은 유치원을 다니다 뇌에 악성종양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고 병원에 입원, 뇌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고 이 때 병원에서 백혈병으로 입원한 친구들을 만났다. 그리고 이들이 자신보다 더 아픈 사람들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 병세가 회복돼 집에서 통원치료를 받기 시작한 김군은 방안에서 점자를 통해 공부하며 『백혈병에 걸린 친구들이 아파해요. 돕고 싶어요』라는 말을 자주했다. 이를 듣고만 있던 어머니 이씨는 「아이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백혈병어린이를 도울 수 있는 기회를 찾아보자」고 결심, 「1m에 1원 모임」에 가입한 뒤 올해 동아마라톤에 도전키로 하고 민석군과 달리기훈련을 해왔다. 출발선에서 『내가 1등하면 상금이 얼마예요』라고 묻는 등 여유를 보인 김군은 몇차례 고통스러운 순간이 있었지만 끝내 완주의 기쁨을 안았다. 5㎞ 「완주증명서」를 손에 든 김군에게 어머니 이씨는 『오늘 레이스의 진정한 1등은 바로 너』라며 아들을 껴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