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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 프리즘]탤런트 대사외울때 화장실이용등 각양각색

입력 | 1997-03-17 08:25:00


[금동근 기자] 드라마 「첫사랑」 녹화가 한창이던 지난 12일 KBS별관 A스튜디오 분장실. 대기중인 연기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그날 녹화분 대사를 외우는데 여념이 없었다. 소파에 앉아 차분하게 대사를 검토하는 최수종, 동팔과의 결혼식을 마친 뒤 한복으로 곱게 차려입은 채 쉴새없이 대사를 중얼거리는 최정원…. 연기를 업으로 삼았기 때문에 학창시절 암기과목에 능했건 아니건 평생 외우는 일을 해야만 하는 탤런트들. 다양한 캐릭터만큼 대사 외우는 방법도 여러가지다. 대표적으로 들 수 있는 것이 「나홀로형」과 「듀엣형」. 「나홀로형」은 아무도 없는 곳에서 외워야 잘 외워지는 스타일.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화장실을 즐겨 찾는다. KBS 「용의 눈물」에 정도전역으로 출연중인 김흥기는 『화장실은 주변이 다 막혀 있고 사람들의 시선이 없어 집중이 잘 된다』고 말한다. 「듀엣형」은 상대역을 해주는 사람이 있어야만 하는 경우. 유동근이 이 유형에 속한다. 집에서 탤런트부인인 전인화와 큰 소리로 대사를 주고 받으며 외운다는 것. 이밖에 자신의 대사 부분에 밑줄을 그어가며 외우는 「밑줄형」도 있다. 또 지금은 거의 자취를 감췄지만 녹화장 바닥이나 벽에 대사를 적어 놓고 훔쳐보는 「커닝형」도 한 때 한 부류를 이뤘다. 「커닝형」들이 성행했을 때는 그로 인한 에피소드도 많았다. 과거 사극에 출연했던 한 탤런트는 리허설 때 자신이 자리잡을 곳 바닥에 대사를 미리 써두었다. 그러나 실제 녹화때 들어가보니 써놓은 대사가 온데간데 없었다. 리허설이 끝난 뒤 더러워진 세트를 닦느라 바닥을 물청소했던 것. 세트 벽면에 대사를 써둔 동료를 골탕먹이기 위해 다른 연기자들이 글자 받침을 모조리 지워놓아 당사자를 곤경에 빠뜨린적도 있었다. 이처럼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지만 연기자들이 제일 우선적으로 해야할 일은 전체 상황을 파악하는 것. 「첫사랑」에서 한동안 의식불명으로 병상에 누워있었던 탓에 대사외울 필요가 없어 좋았다는 최수종은 『교과서 외우듯하면 절대 안된다』며 『그날 녹화내용의 전반적인 상황이 파악되면 대사 외우는데 큰 힘이 들지 않는다』고 말한다. 한편 방송가에서는 연극무대 출신 배우들이 상대적으로 대사암기에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