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기자] 일본언론을 대표하는 아사히 신문의 마쓰시타 무네유키(松下宗之·64)사장이 동아일보 초청으로 20일부터 3박4일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마쓰시타 사장은 도쿄(東京)대 문학부를 졸업, 지난 58년 아사히 신문에 입사한 이래 정치부장 편집국장 편집담당 전무 등을 거쳐 지난해 6월 사장에 선임된 이 신문사의 「얼굴」. 21일 마쓰시타 사장을 만나 멀티미디어 시대의 신문의 진로 및 동아일보와 아사히 신문이 2002년 월드컵대회의 성공을 위해 작년 가을 설치한 「2002 공동위원회」의 의의에 관해 들어 보았다. ―멀티미디어 시대에 신문이 나아가야할 방향은…. 『15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총광고비에서 신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를 넘었으나 지금은 TV가 30%, 신문이 20%로 역전됐다. 멀티미디어 광고분야도 매년 10%선의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만큼 신문의 광고점유율은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일본의 전체 신문발행부수(5천4백여만부)도 한계에 달했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남는 것은 「신문의 질(質)」이다. 지금보다 더 상세하고 밀도있는 뉴스를 늘림으로써 정보의 발신지로서의 역할을 해야된다. 특히 멀티미디어 분야에 대기업들이 잇따라 참여, 신문이 이들 대기업의 영향력 아래 놓일 우려가 커지는 상황속에서 신문의 정론(正論)과 독립성을 어떻게 유지해 나갈 것인가가 과제다』 ―아사히 신문은 거품경제 붕괴 후의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는가. 『조직 개혁을 통해 불필요한 부(部)와 실(室)의 숫자를 줄이고 인원을 삭감, 인건비를 대폭 줄였다. 여기에 외주(外注)가 가능한 부분은 외부에 맡겨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설비투자 계획을 뒤로 미루었다. 지난 94년 조기퇴직제도를 도입한 이후 3년만에 전체 종업원수는 8천2백여명에서 7천6백명선으로 크게 줄었고 10년 이내에 6천명선으로 떨어질 것으로 본다. 이 바탕 위에서 젊고 유능한 인재를 충원하려는 증원계획을 세우고 있다』 ―동아일보와 아사히신문이 지난해 가을 발족한 「2002 공동위원회」의 운영방안은…. 『2002년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으나 한일교류협력의 확대차원에서 계열사인 TV아사히를 포함, 동아일보와 아사히그룹간의 협력의 틀을 가능하면 넓혀 나갈 생각이다』 ―신문의 보도방향으로서 「조사(調査)보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리크루트 사건 이후 아사히신문은 조사보도를 통해 일본의 여론을 선도해왔다. 사회 전체의 유동성이 높아가고 있는 만큼 조사보도의 기초가 되는 제보도 점점 늘어나 권력과 금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어려운 시대에 접어들게 됐다. 신문의 「자기규제」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