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 기자] 국내 승마계에도 1억원이 넘는 「고가마(高價馬)시대」가 열렸다. 화제의 주인공은 삼성전자승마단이 최근 독일에서 수입한 마장마술경기용 거세마 「노빌리티」(10세)와 「라산드로」(15세). 도입가격이 각각 30만마르크로 우리나라돈 1억6천만원에 달하는 「귀하신 몸」이다. 승마강국 독일의 전문승마장에서 사육과 훈련과정을 거친 이 말들은 마필등급중 최상급을 나타내는 「그랑프리」에 해당하는 명마. 이 등급의 말이 국내에 수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국내에 도입된 마필의 평균가는 통상 1천만∼2천만원선. 억단위를 가볍게 넘기는 외국의 승마경기용 마필과는 비교가 안되는 수준이지만 4천만∼5천만원만 돼도 비싼 말로 평가해온 것이 지금까지의 관례였다. 사정이 달라진 것은 지난해부터. 국내 유일의 실업팀인 삼성전자승마단이 마리당 9천만원대의 「피오리치」와 「리갈」 등 마장마술용 경기마 두마리를 들여온 뒤 올해 다시 억대의 고가마를 수입한 것. 국내실업팀이 고가마 수입에 눈을 돌린 것은 승마경기의 특성 때문. 말의 능력이 성적의 60∼70%를 좌우하는 종목특성상 우수한 말의 보유여부는 경기력과 직결된다. 당장 내년 방콕아시아경기에선 개최국이 말을 대여해주지 않고 출전선수가 애마(愛馬)와 함께 참가해야 한다. 따라서 전종목 석권을 노리는 한국팀으로서는 우수한 경기마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삼성측은 이와 함께 내년 아일랜드 세계선수권대회에 대비, 이달말부터 벌일 유럽전지훈련기간중 현지에서 혈통이 좋은 말들을 추가로 구입한다는 복안도 세워 놓고 있다. 아울러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첫 메달에 도전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능력을 인정받은 마필들을 꾸준히 구입, 외국의 승마장에서 위탁훈련을 시킬 계획이다.